프리미어리그(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시티, 프리메라리가(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세리에 A(이탈리아)의 유벤투스가 영광의 주인공들이다.
올시즌 유럽의 주요 리그는 말그대로 이변과 파란의 무대였다. 2011~2012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첼시(잉글랜드)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정작 자국 프로리그 우승컵을 놓친 것만 봐도 그렇다. 막판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고, 각종 기록도 넘쳐났다.
*맨시티
실제 맨시티의 이전 행보는 기대이하였다. 만수르가 구단주로 부임한 2008~2009 시즌 리그 10위에 그쳤고, 이후 5위, 4위로 점차 순위가 오르기는 했지만 자신들과 비슷하게 러시아 석유재벌을 구단주로 끌어들여 단시일만에 정상권에 오른 첼시에 비하면 항상 초라한 성적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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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맨시티의 올시즌 기세는 예년과 달랐다. 초반부터 질주를 계속했고 와중에 맨유와의 맞대결에서 두차례(6-1, 1-0)나 완승을 거두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급기야 리그 최종전인 퀸즈파크 레인저스전에서 1-2로 뒤진 종료직전 두골을 몰아치며 극적인 역전우승으로 방점을 찍은 맨시티는 이제 맨유의 들러리란 오명을 완전히 씻어냈다.
맨시티의 비상으로 맨유 첼시 리버풀 아스날로 대표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기존 틀은 완전히 무너진 셈이다.
*레알 마드리드
32승 4무 2패. 조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의 올시즌 성적표는 승점으로 따지면 정확히 100점이다. 프리메라리가 역대 최다승점이자 최다승이며 최다골(121골)이다.
스페인 내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단순한 라이벌이 아니다. 최근에야 스페인 축구가 2008 유럽선수권에 이어 2010 남아공 월드컵까지 우승하며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종전까지 화려한 스쿼드에 비해 성적이 미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대표팀 내에서 두 팀 선수들간의 반목이 심했기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스페인 수도인 마드리드와 카탈루냐인의 본거지인 바르셀로나는 민족과 문화, 심지어 언어까지 다를만큼 지역 감정의 골이 깊다. '클럽 그 이상이 되자'는 모토를 내세우며 카탈루냐 대표팀의 멤버가 되기도 하는 바르셀로나는 자신들만의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스페인 내에서 다소 이질적인 팀이다.
이런 바르셀로나에게 지난 3년간 당하기만 하다가 끝내 정상에 올랐으니 레알 마드리드의 기쁨은 단순한 우승, 그 이상일 게 확실하다.
*유벤투스
종전까지 유벤투스의 줄무늬 유니폼엔 '칼초폴리(Calciopoli)'라는 보이지 않는 '주홍글씨'가 늘 따라다녔다.
그 아픔을 딛고 유벤투스는 올시즌 세리에 A에서 전통 강호 AC 밀란, 인터 밀란을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것도 무패 우승(23승 15무)이었다. 세리에 A가 팀당 38경기로 늘어난 이후 첫 무패 우승이다.
유벤투스의 화려한 부활과 동시에 이 팀의 레전드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38)는 은퇴를 선언했다. 1993년 입단한 그는 유벤투스가 세리에 B로 강등돼 동료들이 하나 둘씩 떠날때에도 팀에 남아 승격을 도왔고, 2006년엔 이탈리아 대표팀에도 뽑혀 월드컵 우승까지 일궈냈다. 올시즌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팬들에게 이별을 고한 그의 아름다운 퇴장은 이제 전설로 남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