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품? 모방품? 경계에 선 '저렴이' 화장품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2.05.1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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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뷰티 속닥속닥]슈에무라-에뛰드하우스, 헷갈리는 립스틱 이름

↑에뛰드하우스 립스틱↑에뛰드하우스 립스틱


'화장품 좀 쓴다'는 여성들 사이에선 '저렴이' 정보 공유가 한창입니다. 각종 온라인 뷰티 관련 카페와 블로그 등에는 기초부터 색조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저렴이 화장품 정보가 넘쳐납니다.

참, 저렴이는 고가의 수입 화장품과 기능, 디자인 등이 비슷한 국산 화장품 브랜드숍 제품을 말합니다. 경쟁사의 주력브랜드를 모방한 유사상품을 의미하는 '미투'(me-too)와도 비슷한 용어입니다.



'미샤'처럼 대놓고 'SKⅡ의 피테라 에센스', '에스티로더의 갈색병 에센스'를 겨냥해 대체상품을 내놨다고 광고하지 않아도 화장품 고수(?)들의 촘촘한 레이더망은 국내·외 제품들을 걸러냅니다. 시즌별로 기능과 디자인, 가격을 꼼꼼히 비교한 대체상품 리스트가 나올 정도입니다.

최근엔 '슈에무라'와 '에뛰드하우스'의 신제품 립스틱 이름이 이슈입니다. 기존 립스틱 이름이 대부분 의미를 알 수 없는 알파벳과 숫자 조합이었다면 이들 브랜드의 립스틱 이름은 인격화한 형용사를 붙인 것이 특징입니다.



슈에무라는 △생생한 오렌지 여리여리한 귤색 △감미로운 피치 △당돌한 핑크 △새침한 핑크 △청초한 코랄 △로맨틱한 코랄 △셀레는 코랄 등 별칭을 붙여 립스틱 마케팅에 나섰습니다. 에뛰드하우스는 아예 립스틱에 △부끄러운 코랄 △즐거운 코랄 △상쾌한 오렌지 △긴장되는 오렌지 △설레이는 핑크 △괘씸한 핑크 △쓸쓸한 레드 △분노하는 레드 등 이름을 붙였습니다.

100% 똑같은 형용사와 컬러 조합은 없지만 콘셉트는 비슷합니다. 일반 소비자들은 두 회사의 헷갈리는 립스틱 이름에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하지만 화장품 마니아들은 슈에무라의 손을 들어줍니다. 에뛰드하우스가 올 봄 공식 명칭을 붙여 제품을 내놨지만 인격화 작명의 시초는 슈에무라라는 것입니다. 수입 브랜드인 '슈에무라'는 우리 말에만 있는 형용사를 공식 제품명에 못 박지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립스틱 제품에 형용사 별명을 붙여 소비자들에게 알려왔다는 겁니다.

대체품? 모방품? 경계에 선 '저렴이' 화장품
'토니모리'는 슈에무라와 디자인이 흡사한 립스틱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투명하고 둥근 라인의 립스틱 용기는 브랜드를 가리거나 멀리서 보면 어느 회사 제품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합니다. 미샤가 최근 한 아티스트랑 콜라보레이션한 색조제품은 '안나수이' 제품과 이미지가 겹칩니다. '더샘'의 한 제품도 슈에무라 한정판 파레트와 디자인이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물론 시즌마다 수많은 제품이 쏟아지는 화장품 시장에서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디자인과 이름을 찾아내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특정 제품을 타깃으로 비슷한 제품을 내놨을 수도, 제품력이 좋아 의도하지 않게 대체상품으로 떠올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만 그럴듯하게 비슷한 제품인지, 기능이 진짜로 좋은 제품인지 똑똑한 소비자들의 눈은 속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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