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5·10대책, 썰렁한 부동산시장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2.05.1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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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발표후에도 시장 여전히 '냉골'…"재건축은 대책보다 사업 속도가 관건"

↑정부의 5·10대책이 발표됐지만, 강남을 비롯한 서울시내 주요지역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썰렁한 분위기다. ⓒ뉴스1(news1.kr)=박세연 기자↑정부의 5·10대책이 발표됐지만, 강남을 비롯한 서울시내 주요지역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썰렁한 분위기다. ⓒ뉴스1(news1.kr)=박세연 기자


#"투기지역 해제요? 투자자들이 별로 관심을 안보이네요. 혹시나 했는데 문의전화도 없고 대책발표 전보다 오히려 시장이 더 가라앉았어요. 대책발표를 안하니만 못한 상황입니다."(서울 강남구 개포동 M공인 대표)

#"이미 5·10대책이 나오기 전부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는데 보완할 수 있는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정부가 시장을 살릴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강동구 천호동 C공인 대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투기지역 해제 등을 골자로 한 5·10대책이 발표됐지만, 서울 주요지역 부동산시장엔 여전히 냉기가 가시지 않고 있다. 대책의 주요 내용이 시장이 미리 알려진데다, 강도조차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매물도 자취를 감췄다.

14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주요지역 부동산시장이 대책 발표 전과 비교해 오히려 더 한산한 분위기다. 특히 이번 대책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힌 강남3구의 경우 대책 발표후 시장 분위기가 더 좋지 않다는 게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강남구 개포동 S공인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 방문 이후 오름세를 보였지만, 대책 내용이 당초 예상을 벗어나지 않아 오히려 조정 흐름이 나타날 조짐"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A공인 관계자도 "대책 발표 전후로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게 없다"며 "대부분 급매물이 나와있지만 관련 문의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남 주요 재건축단지의 경우 대책에 따른 기대감보다는 사업진척 속도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E공인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과거엔 거래 활성화대책이 나오면 호가가 오르는 등 반응이 있었는데 이번엔 다르다"면서 "문의전화가 와도 매물에 대한 관심보다는 이번 대책에 따른 수혜 여부를 묻는 집주인들이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중개업계는 이번 대책이 취득·등록세 감면, DTI(총부채상환비율) 전면 완화 등 시장에서 그동안 강조해 왔던 부분이 대부분 빠지면서 '속빈강정'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성북구 정릉동 P공인 관계자는 "지난 연말 취득·등록세 감면 효과로 반짝 거래가 늘어났던 걸 비춰볼 때 이번 대책에서 거래관련 세제혜택이 빠진게 문제"라며 "전체적으로 DTI를 10% 정도 더 완화해줬어야 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효과가 단기간 내 나타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매제한 완화나 양도소득세 비과세 보유요건 완화 등의 대책은 보유에 따른 부담을 줄인 조치여서 당장 거래를 살리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급매물에 대한 저가매수세가 본격화되기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저조한 까닭에 대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계절적으로 곧 여름비수기에 접어들고 전·월세시장도 안정된 분위기여서 호가가 반짝 상승하더라도 곧바로 제자리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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