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재용사장 "자동차 사업은 안한다"...첫 언급

자동차용 반도체와 전기차용 배터리 등 전장부품 사업에 올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COO: 최고운영책임자)이 '완성 자동차 사업'에 재진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 그룹 관계자들이 "냉장고에 바퀴달린 것 외에는 바퀴달린 사업(자동차를 지칭)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적은 있지만, 삼성가(家) 오너가 자동차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직접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이 사장은 7박 8일의 유럽출장 일정을 마치고 지난 11일 귀국 직후 잠실야구장에서 아들과 삼성과 LG의 프로야구 경기를 관전을 끝내고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나 "(삼성은) 자동차 사업은 안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유럽출장의 성과를 묻자, 최근 자동차 업계 CEO들과의 잇단 회동에 대해 시장에서 '삼성이 완성차 시장에 재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의식한 듯 "왜들 자동차 사업은 안 한다고 하는 데 자꾸 그렇게(완성차 시장 재진출) 기사를 쓰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이어 "자동차는 안하지만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은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사외이사를 맡은) 엑소르 그룹(피아트의 모회사) 회장을 만났느냐"는 질문에는 "나중에 얘기하자"며 즉답을 피했다.

최근 이 사장이 자동차 업계 CEO들과 잇단 회동을 하면서 삼성이 자동차 전장사업 뿐만 아니라 완성차 사업에 다시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켜왔다.

이 사장은 유럽을 방문 중인 부친 이건희 삼성 회장을 수행해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유럽출장에 나서 지난 7일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 겸 CEO와 만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차량용 반도체 등 차량용 전자부품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댄 애커슨 제너럴 모터스(GM) 회장과 회동했고, 올 1월에는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사장과 면담했다. 지난 2월에는 독일 BMW 본사를 방문, 노버트 라이트호퍼 회장(CEO) 등 BMW 최고경영진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올 하반기에는 앨런 멀럴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와도 만날 예정이어서 과거 르노와 합작해 '르노삼성'을 출범시킨 경험을 살려 완성차에 재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번 이 사장의 언급으로 삼성이 완성차에는 관심이 없음이 확인된 것.
삼성 고위 관계자도 "삼성은 전장부품 업체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1차 전장부품 업체로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며 독일 보쉬나 일본 덴소 등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들에게 부품을 제공하는 2차 벤더"라고 강조했다.

완성차 업체 및 전장업체와 협력해 자동차용 반도체와 전기차용 2차 전지 등을 공급하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