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프로야구 10구단 ‘대선 필승 공약’ 되는가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2012.05.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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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8일 이사회 후 공식 발표에서 ‘한국 프로야구가 10개 구단으로 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맞지만 조금 더 다각적으로 심층 검토하고 신중하게 결정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서 예상대로 제9구단 ‘NC 다이노스’의 내년(2013년) 1군 진입은 무난하게 확정됐다. 그런데 프로는 물론 아마야구, 사회인, 리틀, 일구회, 선수협 등 범 야구계가 야구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강력하게 촉구한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추진 안은 끝내 5월 이사회에서 의결되지 못했다.



↑ 프로야구 제 9구단 'NC 다이노스'가 2013년부터 1군무대에 합류해서 뛸수있게 됐다. 사진은 지난 4월1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롯데 2군과의 역사적인 첫 홈경기 모습. ⓒ사진제공= OSEN↑ 프로야구 제 9구단 'NC 다이노스'가 2013년부터 1군무대에 합류해서 뛸수있게 됐다. 사진은 지난 4월1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롯데 2군과의 역사적인 첫 홈경기 모습. ⓒ사진제공= OSEN


현재 분위기라면 다음 달인 6월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 10구단 창단 추진을 안건으로 재 상정하는 것조차 어려울 전망이다.

KBO의 발표대로라면 다각적으로 심층 검토를 해야 하고, 그것이 끝나서 확실한 자료와 근거, 계획, 로드맵 등이 나와야 하며 그 내용을 단장 회의인 실행위원회에서 먼저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준비가 됐다는 판단이 서면 이사회에 상정해 이를 바탕으로 10구단 창단 추진을 결정할 수 있다. 사실상 10구단 창단 건은 완전히 원점으로 돌아가 연구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모 구단 사장이 설명한 내용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스포츠 한국’과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모 사장은 ‘기본적으로 10구단 창단은 찬성이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구체적인 방안과 계획을 제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야구계와 팬들은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 당연히 KBO가 컨설팅 등을 통해 10구단으로 가는 로드맵을 확실하게 만들어 놓고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역으로 KBO는 이사회에서 먼저 10구단 창단 추진을 결정해줘야 그 동안 준비해온 방안과 계획 등을 공개하고 설명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KBO 측이 10구단 창단을 희망하는 기업이 있다고 자신 있게 밝히고 있는 것을 봐서도 실제로 필요한 준비가 일정 수준 이상 돼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10구단 창단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방안과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북의 전주시를 중심으로 하느냐, 수원이냐 등 연고지를 놓고 공청회까지 열린 바 있는데 아직도 창단 추진 안 조차 이사회에서 승인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하면 너무 앞서나갔다.

안타까운 상황도 벌어졌다. 한국 프로야구인 출신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이사회 전 날인 7일 ‘이명박 대통령님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일구회는 ‘이명박 대통령님! 오늘 저희는 비장한 각오로 대통령님께 한가지 청원이 있어 펜을 들었습니다’라며 ‘우리 야구인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정부에 무엇인가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명시한 뒤 NC 다이노스의 2013년 1군 진입과 제10구단 창단 추진을 대통령이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얼마나 급박했으면 대통령께 호소문을 보낼 생각까지 했겠는가라고 이해를 하지만 한국프로야구가 아직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됐다.

한국프로야구는 제5공화국 시절인 1982년 전두환 대통령의 지원 하에 출범해 올해로 31년 째 이다. 한국 최고의 스포츠 리그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만큼 더 치밀하고 정확한 분석과 예측 등을 필요로 한다.

무조건 10구단으로 가야 하더라도 이에 대한 원칙을 정해놓고 유연하고 혁신적인 접근법을 연구해 그 누구도 부인하거나 거절하지 못할 근거와 조건을 내놓아야 옳다.

프로리그의 홀수 구단 운영이 파행임에는 분명해도 과잉의 역설(paradox of excess) 역시 경계해야 한다. 외형 확장이 지나치면 구단 가치가 떨어지면서 경기 및 리그 전체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구단 창단 추진을 더 신중하게 하자는 것을 피상적으로 ‘구단 이기주의’로 몰고 가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극적인 반전의 계기가 남아 있다. 바로 오는 12월19일 열리는 제18대 대통령 선거이다.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가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을 대선 공약으로 밀어 붙이면 상황이 급진전될 수 있다.

700만 관중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프로야구와 폭발적인 사회인 야구의 인기도를 감안하면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킬 공약이 될 것이 확실하다. 누가 먼저 카드를 꺼내 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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