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코스피2000' IT·자동차에 '관광객' 태워라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2012.05.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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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박스권 장세 적절한 업종 선별은?

손에 잡힐듯하지만 잘 잡히지 않는 상황. 최근 주식시장의 모습이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을 것 같다가도 다시 떨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5월2일 코스피지수가 1999.07로 마감돼 2000 턱밑까지 바짝 추격했다. 그러나 다음날 다시 1995.11로 떨어졌다.

이어 4일 1989, 7일 1956, 8일 1967, 9일 1950 등으로 장을 마감하며 지루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15일엔 1900선마저 무너졌다.



그래도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를 저버릴 순 없다. 박스권 장세가 꽤 길어지고 있지만 2분기의 중턱에서 긍정적인 몇몇 요인들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의 실적과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 업종을 선별하기 좋은 시기로 접어들었다.

◆2분기 증시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



향후 증시 흐름을 예상하기 위해선 글로벌 경제상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외국인의 동향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긍정적인 요인들로 ▲중국 PMI(구매자관리지수) 5개월 연속 상승 ▲중국 증시의 200일선 돌파 ▲미 ISM(공급자관리협회)제조업 지수와 코스피의 긍정적 상관관계 ▲외국인 수급 모멘텀 개선 등 네가지를 꼽았다.

배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 하락 등 최근 중국 경제지표 결과가 엇갈린 신호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4월 제조업지수가 53.3을 기록하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은 적어도 경착륙 우려를 크게 낮추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배 연구원은 "최근 중국 증시가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주요인은 유동성 효과와 적격외국기관투자가(QFII) 한도 확대 등의 증시 부양책 시행 등 때문"이라며 "하지만 중국 증시가 200일선에 안착하며 추세반전의 기대를 높인다면 증시는 유동성 효과를 넘어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추가적으로 중국 경기회복과 연관성이 큰 국내 소재·산업재 섹터의 회복에도 긍정적 재료가 될 수 있다.

미 ISM제조업지수와 국내 증시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배 연구원은 "5월 초 시카고PMI지수가 56.2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60.8)을 큰 폭 하회했다"며 "하지만 ISM제조업지수는 54.8(예상치 53.0)을 기록하며 견고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증시가 시카고PMI의 부진보다는 ISM제조업지수의 호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점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상당 부분 마무리됐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또 배 연구원은 유럽과 중국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되지 않는 한 ISM제조업지수의 긍정적 흐름이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배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상승과 함께 최근 외국인 순매수가 재개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3월 이후 외국인 매수 공백 속에 기관 투자자의 집중 매매로 쏠림 현상이 극대화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의 수급 모멘텀 개선은 쏠림의 완화와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뉴스1 이정선 기자

◆실적과 계절적 특성을 감안한 업종 선별

증시 반등 가능성을 믿고 업종을 선별한다면 기업의 실적과 계절적 특성을 고려해야겠다. 우선 기업의 실적 측면에서 봤을 때 IT와 자동차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실적 추정치를 기준으로 IT(반도체, IT하드웨어)와 자동차는 2분기까지 실적 모멘텀이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밖에 인터넷, 호텔·레저 등의 실적모멘텀이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철강, 건설, 조선 등은 2분기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 업종이다.

김 연구원은 "인터넷, 호텔·레저의 경우 2분기에는 현재 추정치 대비 상회하는 실적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며 "철강, 건설, 조선의 경우에는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나타나면서 현재 추정치 정도의 실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계절적 특수성을 감안하고 접근하기에도 좋은 시기이다. 김 연구원은 "계절적 수출 성수기에 해당하는 업종인 IT, 자동차, 철강, 화학 등을 비롯해 호텔·레저, 운송 등의 계절적 특수성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 시점에서는 유가 및 환율 등의 매크로 요소들이 지난 2~3개월 전과 달리 호텔·레저, 운송업종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김 연구원은 "수출성수기에 따른 항공화물 증가와 여객 수송증가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예년보다 높은 패키지 증가율 등으로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관광객의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포트폴리오에서 IT·자동차는 기본으로 담고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을 위해서는 중국 4월 지표발표에 따른 중국관련 소재주(철강, 화학)의 센티먼트 변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또 계절적 특수성이 높은 호텔·레저, 항공운송업종을 추가로 포트폴리오에 담으면 좋다"고 덧붙였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5~6월은 주식시장이 연중 저점을 형성하는 구간으로 판단되므로 업종 전략 측면에서는 구간별로 차별화된 접근을 꾀할 필요가 있다"며 "조정 지속 구간에서는 자동차, 필수소비재, 여행·항공 업종 등을, 저점 형성 구간에서는 화학, 조선업종 등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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