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퇴출, 건설업계도 '노심초사'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박종진 기자 2012.05.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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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저축은행 등 4개 저축은행 영업정지와 관련, 건설업계나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어느 정도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이 그동안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줄여온 만큼, 업계나 분양 관련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PF대출이 보수적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개발사업 관련 자금마련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저축은행마다 부실대출 수두룩…수천억원 물려
퇴출 저축은행마다 물린 부실 대출은 수천억원씩에 달한다.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우 세운상가 재개발사업(511억원)과 경기 광주 산업단지개발(378억원) 프로젝트가 대표적으로 건전성에 문제가 있는 사업장으로 분류된다.



미래저축은행은 골프장 아름다운CC 건설에 15개 명의의 차주를 이용해 총 1500억원을 대출해 줬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개별차주에 대해선 신용공여한도를 초과하기도 했다.

한국저축은행은 120억원을 대출해 준 부산 대연동 주상복합 사업장이 부실한 상황이다. 이 사업장의 경우 계열사인 진흥과 경기저축은행을 모두 합칠 경우 부실 대출 규모는 328억원에 이른다. 한국저축은행은 또 서울 영등포구 오피스텔 신축사업에도 계열사와 함께 총 179억원의 부실 대출을 안고 있다.



◇중견건설사 자금 상황 악화될 수도
이번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PF 부실도 있지만, 무엇보다 '브릿지론'에 기인한 것인 만큼 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브릿지론'이란 저축은행이 시행사에게 대출해주는 부동산 개발자금으로, 주로 토지매입자금으로 쓰인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부산저축은행 사태는 PF 부실이 직접적인 원인이었지만 이번에는 브릿지론이 문제됐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며 "브릿지론에서 제1금융권의 본PF로 갈아타지 못한 소수 사업에만 영향을 주기 때문에 건설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 저축은행의 브릿지론 중 본PF로 갈아타지 못한 사업은 10~20%에 불과한 만큼, 이들 사업장을 제외하곤 문제될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다만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렵고 PF 대출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마저 어려운 중견건설사들은 이번 사태로 자금 사정이 열악해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 "안 그래도 PF 대출 어려웠는데, 엎친 데 덮친 격"
건설업계는 이번 사태로 인해 앞으로 개발자금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했다. PF대출로 인한 저축은행 퇴출이 이어지면서 안 그래도 보수적인 PF 대출 심사가 더 까다로워 질 것이란 예측이다.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계속되는 퇴출로 저축은행 사이에서 위기감이 고조되면 PF 대출이 어려워짐은 물론, (PF대출) 연장 역시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풍림산업이 채권단의 대출 만기 연장 거부로 부도를 맞은 것처럼 비슷한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특히 이번에 영업정지된 4개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시행사의 경우 만기 연장이 불가능해 부담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주택협회 김동수 실장은 "저축은행 사태로 사업 초기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지면 결국 (시공사가 수주할) 사업장 자체가 줄어드는 부작용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때문에 중견사뿐 아니라 대형사들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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