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민연금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투자 시 차입을 하지 않고 국민연금 자체의 기금만으로 자금을 조달하던 데서 벗어나 해외 차입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면서 "해외 보유 부동산 등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대체투자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차입 확대와 관련해서는 "투자 가치가 높은 매물을 적기에 매입하고, 동시에 국내 외환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 차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신용도가 높은 만큼 장기 저리 자금을 조달해 레버리지를 일으킬 경우 대출금리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올려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국민연금 판단이다.
기금운용 자산만 350조원인 국민연금은 투자 다변화를 위해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및 해외 대체투자 목표 비중도 지난해 7.8%(투자금액 27조2000억원) 에서 올해는 9.2%로 늘려 잡은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이 좋을 땐 무리가 없겠지만 금융위기나 재정위기처럼 전 세계 시장이 냉각될 경우 차입을 통한 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면 기금운용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좋겠지만 국민의 노후를 책임져야할 국민연금의 자금은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체 기금을 통한 자금조달이 충분한데, 단지 더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위험을 택해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국민연금의 해외 차입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다른 연기금 운용 관계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연기금들도 차입을 줄이는 상황에서 차입을 늘리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줄이고 주식이나 대체투자 등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는 상황에서 차입까지 늘려나간다면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쳐올 때 큰 손해를 감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