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위축 여전…뉴타운·래미안도 '쩔쩔'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2.05.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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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첫 뉴타운 분양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 1순위 미달…고분양가·대형평수 등 부담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 조감도.↑'아현 래미안 푸르지오' 조감도.


올해 서울시내 뉴타운에서 처음으로 분양에 나선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가 1순위 청약마감에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 입주권이 일반분양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이 1순위 마감 실패 요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일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이 마포구 아현동 아현뉴타운 3구역을 재개발하는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 일반분양분 875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 결과 418명이 접수하는데 그쳐 평균 0.48대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21가구 모집에 26명이 신청, 1.2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84㎡(이하 전용면적)A형을 제외한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미달됐다. 중소형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84㎡B형이 0.76대1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84㎡C 0.35대 1, 84㎡E 0.49대 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60㎡이하 소형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154가구를 모집한 59㎡A형엔 당해지역 133명, 수도권 17명이 신청하며 0.97대1을 기록했고 31가구를 모집한 59㎡B엔 17명이 신청, 0.55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어 59㎡C형(0.82대1) 59㎡E형(0.70대1) 59㎡F형(0.60대1) 등도 모두 미달됐다.



대형 주택형은 모집가구수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48가구를 모집한 114㎡A형엔 15명이 신청, 0.31대 1을 기록했으며 143가구를 모집한 114㎡B형엔 불과 8명이 신청하면서 경쟁률이 0.06대 1에 그쳤다.

가장 많은 160가구를 모집한 114㎡C형에도 9명이 접수하는데 그치며 0.06대 1을 기록했다. 가장 큰 평수인 145㎡A형은 14가구 모집에 5명이 신청, 0.36대1을 나타냈다.

시장 침체 상황에서 매물로 나온 조합원 입주권 등을 감안하면 투자자 입장에선 굳이 1순위에 청약통장을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와 같은 재개발·재건축단지의 경우 입지조건이 좋은 반면 일반분양가가 다소 높다. 이 아파트의 경우 114㎡형 8억6500만~9억3500만원, 84㎡ 6억6600만~7억3900만원, 59㎡형 4억8000만~5억3000만원 선이다.

반면 이 아파트 59㎡ 조합원 입주권은 5억~5억2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일반분양에 비해 높은 층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입주시 발코니 확장 등 조합원 혜택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현동 H부동산 관계자는 "일반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면서 조합원 입주권은 나오는 즉시 거래되고 있다"며 "물건이 많지 않지만 일반분양에 비해 저렴해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재개발아파트의 경우 기반시설이 잘 돼 있고 입지조건도 뛰어나 인기가 좋긴 하지만 분양가가 다소 높다"며 "조합원 입주권이 일반분양가보다 싸게 거래되는 건 그만큼 시장이 안좋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일반분양 물량의 42% 가량이 대형으로 구성된 점도 부담이다. 최근 서울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들의 대부분이 85㎡초과 중대형 물량 소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달 삼성물산이 마포구 용강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마포리버웰'은 1·2순위 동시청약에서 중대형인 114㎡(이하 전용면적) 2개 주택형이 모두 미달됐다.

마포구 일대에 삼성물산이 연내 5300여가구를 공급하는 점도 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을 사용하는데 머뭇거리는 이유로 꼽힌다. 이중 일반물량으로는 상수1구역 170가구, 상수2구역 172가구 등이 대기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서울 등 수도권 1순위 청약 마감이 쉽지 않다"며 "청약통장 사용이 필요없는 3순위까지 물량이 남는 경우가 많아 청약통장을 1순위에 굳이 쓰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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