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SK하이닉스 엘피다 포기, 악재 던 것"

머니투데이 배준희 기자 2012.05.0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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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부담 해소돼 주가에 긍정적, 엘피다 장기 유찰될 가능성도"

SK하이닉스가 4일 일본 엘피다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증권가는 "가장 큰 악재를 덜었다"며 주가에 단기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동안 증권가는 수조원에 달하는 엘피다 인수자금 마련이 SK하이닉스 (192,000원 ▲1,900 +1.00%)에 재무적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서울 대치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엘피다 인수전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엘피다 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가장 큰 악재가 사실상 해소된 것"이라며 주가에 단기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SK하이닉스의 엘피다 인수는 재무적으로 최소 4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는 굉장히 리스키한 작업이었다"며 엘피다 인수포기를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이런 시각을 반영하듯 이날 오후 2시12분 현재 SK하이닉스 (192,000원 ▲1,900 +1.00%)는 전날 대비 3.85% 오른 2만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약보합 마감하는 등 이틀째 내림세를 기록하다 이날은 오름세로 전환했다.

향후 시장 판도도 SK하이닉스 (192,000원 ▲1,900 +1.00%)에 긍정적일 것이란 예상이 우세한 편이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엘피다가 그렇게 매력적인 매물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마이크론도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낮고 중국의 레노버는 반도체 업황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인수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일본에서는 중국에 반도체를 넘겨서는 안 된다는 반발 기류가 있어 엘피다 매각이 장기 표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렇게 되면 공급 측면에서는 둔화되므로 관련 업황 개선에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찬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애초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가졌다기 보다 경쟁사의 현황을 살펴본다는 차원에서 엘피다 입찰을 검토했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마이크론도 아직 확인되지는 않지만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마이크론도 인수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아 저가 매각이 아니면 입찰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중국 레노버도 일본에 정치적으로 반발기류가 만만치 않아 인수 자체가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반면, 임돌이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인수한다면 생산능력이 SK하이닉스와 비슷해져 위협이 될 수 있지만 레노버가 인수한다면 그 보다 나은 시나리오"라고 진단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예비입찰에 참여해 세계3위 D램 업체인 엘피다에 대한 실사를 진행해왔다. 당초 SK하이닉스에 공동입찰을 제안했던 도시바는 이번 딜에서 빠졌고, 다음 주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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