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 '진상'과장 페북 친구신청하자…

머니투데이 이하늘 기자 2012.05.0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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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4>SNS, 'Stress & Stress'의 약자? 이용자 피로감도 급상승

편집자주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3000만을 향해 간다. 스마트폰은 마니아층이 쓰는 IT기기가 아니라 일상을 좌우하는 대중적 생활기기가 됐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면서 사이버상에서 시공을 초월한 정보 접근이 가능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성장은 소통의 장벽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른 역기능도 커지고 있다. 악성댓글이나 유언비어로 인한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보안 위협 등 문제는 심각해지는 반면 역기능 방지책은 여전히 구시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계층간 정보격차 우려도 크다. 장애인이나 노년층 등 소외 계층의 정보접근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올해 8회째를 맞은 [u클린] 캠페인은 '함께 만드는 스마트세상'을 주제로 새로운 윤리의식과 기초질서를 정립하는 데 역점을 두고,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스마트문화를 제시할 계획이다. 총 11회에 걸쳐 '스마트 안전망 구축'과 '함께 만드는 스마티켓'에 대해 집중 조명함으로써 스마트시대 생활상의 긍정적인 변화를 짚어볼 예정이다. 또, 소통과 나눔을 토대로 각계 전문가와 청소년들이 함께 스마트문화를 고민하고 정립할 수 있는 장(場)으로 진화해나갈 계획이다.

# 국내 대기업에 다니는 김종민 대리(32)는 최근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 계정을 삭제했다. 고등학생 시절 '아이러브스쿨', 대학생때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등 SNS에 익숙한 김 대리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가입하면서 연락이 뜸했던 지인들과 다시 소통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카카오스토리 등 모바일 SNS도 활용했다. 하지만 이 같은 즐거움도 잠시, SNS 피로감이 쌓이기 시작했다.

지인들이 게시글과 댓글을 작성할 때마다 PC와 스마트폰을 통해 알람이 울리고, 관계를 유지하기 이에 일일이 댓글을 달면서 자신의 시간을 빼앗긴 것. 여기에 평소 개인적으로 비호감이었던 같은 부서 상사가 얼마전 SNS를 시작하면서 친구신청을 했다. 직장의 관계가 사적인 공간인 SNS로 침투하면서 김 대리는 과감히 SNS를 정리키로 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국내 SNS 이용자들이 크게 늘었다. SNS를 통해 이용자들은 다양한 정보를 더욱 손쉽게 PC와 모바일에서 접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개개인의 소통이 더욱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해 정보주권이 이용자 개개인에게 이양되면서 정보의 객체에 머물렀던 개인이 정보를 생성하고 유통하는 주체로 부상하는 등 소통의 진화도 이끌었다.



◇우후죽순 SNS "관리위한 시간·감정 소비에 스트레스"

하지만 우후죽순처럼 SNS가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늘고 있다. 가장 큰 폐해는 이용자들의 피로도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SNS가 'Stress & Stress'의 약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기존에는 1~2개의 SNS를 운영하는데 그쳤던 이용자들은 SNS 앱이 증가하면서 이들 SNS를 관리하는데 피로감을 호소한다. SNS 확인 및 게시글, 댓글 작성에 이용자 개인의 시간과 감정 소비가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개인의 사생활이 보호받지 못하는 데 따른 불만도 증가한다. 트위터는 다른 이용자들의 자신의 이름과 아이디만 검색해도 이용자 개인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게시글을 전부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의 정보를 분석해 다른 이용자에게 친구추천 등 다양한 접속 기회를 준다. 이는 연락이 끊어졌거나 뜸했던 지인과의 소통을 재개할 수 있는 기회를 재개한다. 반면 원치 않는 지인과의 친구관계를 맺게 해준다.

◇원치않는 지인과의 일상 공유···피로감 높아

김 대리 역시 자신만의 공간으로 SNS를 활용했지만 결국 직장 상사와의 사생활 공유 여부에 대한 피로감으로 결국 SNS를 그만뒀다.

네이버 아이디 'ket***'는 "내 생각과 생활을 공유하고 싶지 않은 이들이 트위터 팔로우와 페이스북 친구요청을 신청하고 있다"며 "세컨드 아이디를 만들어 개인의 공간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결국 검색과 친구추천 등으로 결국 금새 들통이 나더라"고 전했다.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이 SNS를 통해 지인은 물론 대중에 공개되는 것도 이용자들의 피로도를 증폭시키고 있다.

◇일거수일투족 그대로···"사생활이 없다"

최근 미국 유럽 등에서는 페이스북에 '여행일정' 및' 여행지 사진' 등을 올린 이용자의 집을 터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

페이브북 창시자인 마크 저커버그 역시 "프라이버시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이용자 개인의 생각과 생활이 모두 드러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에는 복수의 집단에 속한 이용자가 각 집단에서 상이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페이스북으로 인해 각각의 집단 구성원과 친구가 된 이상 동일한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기존 구글의 알고리즘 기계검색을 넘어 페이스북 게시글 등을 기반으로 한 '인맥검색'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 같은 서비스는 개인에 대한 맞춤형 검색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개인의 사생활이 더욱 보호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페북이 곧 인기도 가늠자···'친구·댓글 늘리기' 백태

아울러 SNS 친구 숫자와 댓글 수에 따른 스트레스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IT기업의 한 간부급 사원은 "친구 숫자가 적어서 친분이 적은 지인들에게 무분별하게 친구신청을 하고 있다"며 "또 내 게시글에 많은 댓글이 달리도록 지속적으로 지인들의 SNS 페이지에 들어가 댓글을 달면서 친분을 강화하는데 적지않는 시간이 소요된다"고 토로했다.

SNS를 운영하는 기업의 홍보담당자 역시 SNS 소통 때문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한 SNS 담당자는 "실시간 소통이 기본인 SNS의 특성상 이용자들의 민원 및 불만에 곧바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휴일에도 SNS 글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못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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