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원' 받던 이부장, 이직했더니 연봉…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2.04.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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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硏, 40~50대 "내가 누구였는데…" 생각에 재취업 어려워

'평생직장'은 이제 옛 말이다. 40~50대에 회사에서 내몰린 중고령층들은 남은 노후를 위해서라도 재취업에 나서야 한다. 재취업에 성공한다면 연봉은 얼마나 될까.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중고령자 고용불안의 탈출구, 전직지원서비스' 보고서에서 고령화 시대의 중고령층 몸값계산법을 제시했다.



기존 직장에서 연봉 6000만 원을 받았다면 이 연봉에 전직 시 기대연봉(4000만 원), 창업 시 기대수익(2000만 원) 평균치를 더해 3으로 나눠 4000만 원이 적정 몸값이 된다는 것.

태원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45세 이상이라면 자신의 경력을 감안해 조기퇴직 이후 재취업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100세 시대에 전직은 '일상'이며 과거의 직급이나 처우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눈높이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직 시 받을 수 있는 연봉과 창업 시 기대수익 등을 고려해 자신의 몸값을 현실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높일 수 있는 준비를 부지런히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대부분의 40~50대가 미처 준비도 없이 전직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다. 40대는 68.1%, 50대는 69.2%가 준비 없는 전직에 나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과반수 이상이 인적네트워크(56.4%)를 통해 재취업하고 있었다. 전직 지원서비스를 받는 인력은 사설 직업안내소(2.6%)를 포함해도 3.6% 수준에 불과했다. 인적 네트워크에만 의존하다보니 직장을 찾는 데 실패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태 수석연구원은 "실직자가 새로운 직장을 찾는 데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준비부족'과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 때문"이라며 "과거에 '내가 누구였는데…'하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재취업은 매우 어렵다"고 꼬집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퇴직 후 재취업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20대가 5.7개월인 데 비해 40대가 6.3개월, 50대가 8.8개월로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재취업이 어려워진다.

큰 질병이나 장애가 없어도 재취업 자체가 어려워 집에서 쉬는 40~50대의 '쉬었음' 인구도 2004년 36만8000명에서 2008년 48만2000명, 지난해 57만1000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의 경우 중고령층의 재취업을 돕기 위해 도쿄가스, 캐논, 미쓰비시전기 등 기업들이 나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남은 회사생활과 퇴직 이후를 준비하는 생애설계교육에 일찌감치 나섰다. 독일, 영국은 국가 고용지원서비스 기관 및 인력,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다.

태 수석연구원은 중고령층의 실직은 가계소득 감소, 자녀교육 부담 확대, 소비침체로 이어져 국민생활의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 정부 차원에서 전직지원서비스를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 포스코 (363,000원 ▲3,500 +0.97%), KT 등 일부 대기업에서만 상시적인 전직지원센터를 운영 중인 등 공공 직업안내소를 통한 취업비율은 극히 미약한 수준"이라며 "개인은 전직에 대한 인식전환과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고 기업은 상시적 지원서비스 활성화, 정부는 수요자 중심의 전직지원체제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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