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공존 시대…암환자의 건강법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12.04.2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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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의 헬스&웰빙]걷기 등 유산소 운동 좋아

지난해 기준 국내 암 환자는 80만명 정도다. 나 혹은 내 이웃, 친척을 통해서라도 암이라는 질환을 마주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걸리면 바로 죽는 줄 알았던 무시무시한 암이지만 의학의 발달로 암도 만성질환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특히 암에 걸린 상태에서 어떤 생활습관을 유지하느냐가 암 생존율을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을 반영해 최근엔 암 환자의 피로도를 관리하는 네비게이션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환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에너지 보존, 운동, 식이, 수면 위생, 통증 스트레스 관리 등 피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동영상과 그림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연구를 맡은 윤영호 서울대학교암병원 통합의료센터 교수가 암환자 273명을 대상으로 '건강네비게이션'의 피로도 개선 효과를 시험한 결과 실제 중등도 이상의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에게 좋은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 교수는 "암 환자의 피로도 관리를 통해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면역력 떨어진 암 환자, 감염 예방 중요해=암 환자들이 피로도 낮고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식습관이다. 음식을 잘 먹어야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암세포를 공격하는 항암제가 성장이 빠른 다른 정상세포를 공격할 경우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암 환자와 보호자들은 환자가 식사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암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감염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 후 백혈구 수치가 줄어들었을 때는 음식으로 인한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식사를 할 때 주의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암 교육센터에 따르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생적인 음식물 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음식을 만지거나 요리를 하려면 손을 깨끗이 씻고 음식을 준비할 때에는 수건이나 스카프 등을 사용해 음식물에 머리카락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식품의 유통기한을 꼭 확인하고 갈린 고기의 경우 표면적이 넓어져 박테리아 등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직접 갈아주는 곳에서 바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녹슬거나 움푹해진 캔은 사지 말고 냉동제품이 녹아 있다면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걷기 등 유산소 운동 좋아=암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1주일에 적어도 2시간30분 정도 적당한 강도로 운동해야 한다. 암환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각종 치료를 받는 상황에서 이 같은 운동을 계속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주변 사람의 도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걷기, 자전거타기,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은 암 치료를 하는 동안 환자들이 기분전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술 후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걷기 운동은 암 치료를 할 때 가장 안전한 운동 중 하나다. 걷기 운동을 하루에 세 번 10분씩 나눠서 하면 도움이 된다.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도 필요하다. 항암화학요법을 받을 경우 암환자의 골밀도는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

이 때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하면 근육 밀도가 높아지고 뼈에 압력을 줄 수 있다. 웨이트 머신, 덤벨 등을 이용하면 된다.

단 암 환자는 모든 기능이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심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환자의 피로감이 너무 크다면 운동을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골밀도가 지나치게 줄어든 경우 근력 강화 운동은 오히려 해가될 수 있는 만큼 운동을 하기 전 담당 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암 환자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받아=암 환자의 정신 건강 역시 챙겨야 한다. 암을 선고받은 환자들은 '암'이라는 질환이 주는 충격 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

이를 그냥 방치할 경우 우울감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거나 의지를 잃어버려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환자 스스로 긍정적인 인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심영목·조주희 삼성서울병원 교수팀이 '정신종양학회지(Psycho-Oncolog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국내 성인 1011명 중 '나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더라도 암환자와 함께 있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답한 경우가 42.3%나 됐다.

조주희 교수는 "암 환자는 암 그 자체보다 주변 사람들에 의해 상처받게 된다는 점에 더 크게 괴로워 한다"며 "이로 인해 암환자들이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치료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깊고 오래 간다"고 설명했다.

심영목 교수는 "항암치료 부작용인 탈모로 인해 암환자란 사실이 노출될까봐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버티는 경우도 있다"며 "이들을 볼 때 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암 환자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주변 사람들이 지나치게 낙담하지 말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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