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C&M에 투자한 것은 한국 케이블 TV시장의 성장을 예견한 '한발 빠른' 대응이었다. 골드만삭스는 1400억원을 투자해 3년여만에 7000억원에 매각, 400%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다.
2006년부터 글로벌 캐릭터 뽀로로에 발 빠르게 투자했고, 대체에너지·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종에도 일찌감치 자본을 투입했다. 그러나 재미를 보지 못했다. 미리 시장을 내다봤지만 산업이 꽃피기 전에 투자를 회수하는 '두 발 빠른 투자'였던 셈이다.
골드만삭스의 트라이엄프는 2006년 12월 대한통운 주식을 시간외 매매로 주당 9만원에 328만4527주를 인수했다. 금액으론 2956억원 규모다. 다음달인 2007년 1월에도 시간외매매로 주당 10만원에 55만2000주(552억), 9만7000원에 20만2263주(196억2000만원)를 각각 인수했고, 107억원어치를 장내매수하기도 했다. 총 투자금은 약3811억원.
그러나 투자 2년여만인 2009년 2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한통운 및 금호렌터카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하면서 3701억원을 회수하는데 머물렀다. 주식으로만 보자면 2년여 110억원 손실을 본 것이다. 동아건설 파산채권 인수가격이 3000억원에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수백억원의 차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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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한통운의 '매각'을 노리고 과감하게 투자했던 골드만삭스의 예상은 빗나갔다. 법원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그룹의 인수를 허락하면서 구주를 비싸게 팔려던 골드만삭스는 큰 이익을 얻지 못했다. 골드만삭스는 주당 15만원에 구주매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매각 가격은 주당 8만9205원이었다.
특히 투자회수 3,4개월 후 대한통운이 주당 17만1000원에 주식을 유상감자하면서 골드만삭스의 아쉬움은 컸다. 골드만삭스는 한발 빠른 철수로 주당 8만2000원 가량의손실을 본 셈이다.
◇뽀로로, 캐릭터는 잘 봤지만= 골드만삭스는 캐릭터 산업에선 후진국으로 간주되던 한국의 '뽀로로'에 일찌감치 베팅했다. 투자시점은 2006년 6월. 뽀로로가 2003년 11월 TV에 선보인지 2년반 만이었다.
캐릭터가 성공하리라는 예상은 적중했지만 투자대상 선정이 빗나간 게 문제였다. 골드만삭스는 2006년 계열 투자회사인 트라이엄프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뽀로로 공동제작사인 오콘 지분 29.76%를 100억원에 매입했다. 오콘의 시가 총액을 300억 정도로 산정, 기업공개(IPO)를 예상한 투자였다.
그러나 2011년 동양종금증권과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코스톤아시아가 공동으로 조성하는 펀드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약 110억원으로 투자 5년간 금융비용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캐피털게인(자본차익)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콘은 골드만삭스 투자가 이뤄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적자를 냈고 2010년 영업이익 2억원, 2011년 12억원을 각각 거뒀다. 뽀로로 테마파크로 본격적인 수익을 낸 시점에 골드만삭스는 투자를 접은 셈이다.
원저작권을 놓고 오콘과 소송을 벌인 주간사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는 영업이익이 2008년 56억원, 2009년 34억원, 2010년 43억5000만원, 2011년 56억원 등을 꾸준히 올려 대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