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결혼, 보너스 100%" 중견기업의 의리경영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2012.04.0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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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힘! 중견·중소기업]로체시스템즈…'의리경영'으로 임직원 가족까지 책임

↑박기환 로체시스템즈 대표↑박기환 로체시스템즈 대표


"요즘 큰 아들 ○○가 많이 아프다고 들었습니다. 염려가 크시겠지만 힘내세요. 박00 과장에게도 제가 위로를 많이 하겠습니다. 파이팅!"

"강○○ 대리가 요즘 귀가가 자주 늦어서 힘드시죠? 제가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조금만 더 격려해주세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로체시스템즈 (12,130원 ▲610 +5.30%)의 박기환 사장이 회사 직원 배우자에게 보낸 생일축하 메시지 내용이다. 박 사장은 160여 임직원 가운데 기혼인 임직원 배우자들의 생일 때마다 자필로 편지를 써 상품권 및 케이크와 함께 집으로 보내는 '가족경영'을 하고 있다. 임직원 자녀 출산시에도 꽃바구니와 함께 자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임직원 가족도 회사 구성원 '의리경영'=박 사장은 체육대회와 송년회, 야유회 등 회사에서 열리는 모든 행사에 임직원 배우자를 비롯해 자녀들을 초청한다. 임직원 가족까지도 회사의 구성원으로 생각하는 그만의 경영마인드 때문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업종은 타 업종에 비해 야근이 잦고 업무량이 많습니다. 임직원 가족들의 배려 없이는 회사 존립 자체가 어렵다고 봅니다."



박 사장의 경영철학은 한마디로 '의리'다. 한번 회사에 몸을 담은 사람은 그 가족들까지 책임진다는 게 그의 경영방침이다. 이러한 박 사장의 '의리경영'은 임직원들을 위한 복리후생에서도 묻어난다.

로체시스템즈는 임직원의 근속연한과 직급에 상관없이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경우, 국내외를 불문하고 전체 등록금의 50%를 지원한다. 정부도, 대학 스스로도 해결하지 못한 '반값등록금' 혜택을 '부모가 로체시스템즈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임직원 건강을 위한 본사 지하에 200평 규모 피트니스센터도 갖췄다. 임직원 자녀 돌잔치 등 경사를 진행하고, 경기 및 공연 등을 단체로 관람할 수 있는 '문화센터'도 있다. 일과 후 혹은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경작할 수 있는 500평 규모 주말농장도 있다. 축구, 족구, 탁구, 볼링, 마라톤 등 5개 동호회도 운영 중이다.


3억원 기금을 출연해 1인당 2000만원까지 저이자(연 3%)로 지원하는 가계자금대출도 시행 중이다. 결혼식이나 장례식같이 큰 비용이 드는 경조사의 경우 해당자에게 기본급의 100%를 지급하기도 한다. 한화콘도도 연 1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로체시스템즈 본사 지하에 있는 200평 규모 피트니스센터↑로체시스템즈 본사 지하에 있는 200평 규모 피트니스센터
◇'올레드' 앞세워 2배 실적 전망=박 사장은 이렇듯 '의리경영'으로 직원들과 똘똘 뭉쳐 올해 회사 규모를 2배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회사는 지난해 573억원 매출 및 4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는 레이저 절단장비를 앞세워 지난해 30%였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장비 비중을 40%로 끌어올릴 것입니다. 반도체장비도 지난해 매출의 5∼6% 수준이었던 SK하이닉스 비중을 올해 10%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공급처 확대도 실현할 계획입니다."

로체시스템즈는 그동안 회사 매출 대부분을 차지했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외에 현재 해외 글로벌 렌즈 제조사와도 공정자동화장비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자업종 외에 다른 일반산업 분야로 영역 확대에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진단장비 등 바이오 분야로의 진출도 꽤하고 있다. 박 사장은 전자업종 외 일반산업 및 바이오 등으로 영역 확대에 나서 머지않은 시일 내 연매출 1000억원 클럽에 가입한다는 목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라는 주력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렌즈와 바이오 등으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지난해보다 연구개발(R&D) 비용을 2배 이상 투자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 중견기업 반열에 올라 임직들과 결실을 향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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