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맞수 대결로 4.11 총선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에, 양자 대결로도 부족해 치열한 삼파전을 벌이는 곳이 있다. 부산 시내 중심지 부산진구갑이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부산일보 여론조사에서는 나 후보가 37.7%의 지지도로 김 후보(28.2%)와 정 후보(25.5%)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한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실제 나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들은 그의 학력과 능력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부산진구 부암동에서 구두수선을 하는 주민은 "나성린 후보, 김영춘 후보는 다 이곳 출신이고, 정근 후보도 의사하며 오래 살았다고 한다"며 "다 똑똑한 사람들이지만, 나성린 후보는 학벌 때문에 마음 가는 부분이 있고 능력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나 후보는 서울 강남을과 부산 중·동구 후보로 거론되다 최종적으로 부산진갑에 출마함으로써 '돌려막기 공천' 논란에 휩싸였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부산진구를 위해서 왔다기보다 공천만을 위해 부산진구에 왔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초반에는 돌려막기 공천, 낙하산 공천이라는 등 비방이 있었지만, 지금은 가장 지역적 연고가 강하고 경쟁력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이러한 기조를 계속 유지해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권 심판, 김영춘 후보=부산 성지초등학교와 부산 개성중학교, 동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고려대학교에서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 후보는 서울 광진갑에서 16대, 17대 재선까지 성공했다. 그 곳에서 3선에 도전하면 유리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고향인 부산행을 택했다.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타파해보겠다는 생각에서다.
김 후보는 "부산은 양극화 문제가 심하고, 경제 성장기 이후에는 침체 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여러 문제들이 농축돼 있다"며 "새로운 부산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부산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후보는 말만 새누리당 텃밭이지 그렇다고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그는 "서민경제 파탄에 대한 심판의 바람이 시민들 가슴에도 잠재돼 있다"며 "남은 기간, 변화의 바람을 이끌어 내는데 주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부전시장에서 어묵을 판매하는 상인은 "지금까지 부산에서 계속 새누리당을 찍어주고 밀어줬는데 부산에 해준 게 뭐냐"며 "예전에는 당보고 찍었는데 이제는 사람을 봐야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기득권 유지를 생각하며 정치를 한 적이 없다"며 "한나라당은 스스로 변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탈당했고, 사람 중심의 정치를 하기 위해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는 등 정치실험을 했지만, 이제 부산에서 (정치실험을) 마무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 무소속 열풍, 정근 후보= 일부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무소속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정근 후보는 지역 토박이임을 강조했다. 경남 진주 출신이지만, 부산진구에서 30여 년 의사 생활을 했다. 돌려막기 공천 논란의 나 후보와 부산 출신이지만 서울에서 국회의원을 지내다 내려온 김 후보 등과 비교되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서면역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상인은 "병원이 인근에 있고, 선거운동 전부터 동네에 자주 인사 나오며 많이 돌아다녀 주변에 아는 사람도 많다"며 "지역 실정을 모르는 다른 후보보다 무소속이지만 차라리 정근 후보가 낫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지역주민들은 지방에서 표를 받고 당선되면 서울 가버리는 후보들에게 회의적이다"며 "나는 중앙 정치인이 아니라 지역 주민이고, 지역 주민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어 중앙 정치와 지역 정치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