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 서민경제, 남북관계의 위기다. 중앙정치 차원에서 4.11 총선 승리를 통해 보편적 복지, 경제민주화, 한반도평화 등을 이끌어 내고 지역일꾼으로써 전철 1호선 지상구간 지하화 등을 이뤄내겠다. 휴먼타운 행복벨트, 서남권 교육특구를 만들겠다."(이인영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천안함·FTA 대립각=두 후보는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듯 큰 대립각을 세우진 않았지만 천안함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일부 안보 이슈에서 견해차를 드러내는 등 라이벌의 면모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이인영 후보는 균형발전에 대해 "빌딩을 올려 해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현행 50%인 재산세 공동과세 비율을 75~80%로 끌어올려 세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래 후보가 천안함 2주년을 맞아 아직도 의혹이 있냐고 묻자 이인영 후보는 "천안함 사태는 북의 도발이라고 발표한 정부의 입장을 믿는다. 그런데 국민들 속에서 정부 발표가 신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의문점들이 있다. 의혹을 해소해주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다. 명쾌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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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래 후보는 이에 대해 "정부는 밝힐 것은 다 밝혔다"며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지어졌다. 의심한다면 과연 대한민국에 있는 분인가 의문이 있다"고 날을 세웠다.
핵의 평화적 이용에 대해서도 의견은 갈렸다. 이범래 후보는 "대량 살상을 위한 무기는 반대하지만 평화적 이용은 찬성한다. 우리나라 전력 수급의 40%가 원자력인데 이러한 전력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수력 발전도 제대로 할 수 없고, 화력 발전소도 더 세워야 하지만 주민들 반대로 못세운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후보는 "핵에 대해 솔직히 반대한다. 한때 평화적 이용을 위한 핵개발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갖고 있었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보고 점차 축소하고 폐기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쪽으로 바꿨다. 반핵이 아닌 탈핵"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이범래 후보가 개봉동 청소에 나서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범래 후보 홈페이지
두 후보는 지난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 맞붙었다. 당시엔 이인영 후보가 4만8970표, 이범래 후보가 3만5801표로 1만3169표차로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두 번째 맞닥뜨린 2008년 18대 총선에선 절치부심한 이범래 의원이 3만9804표, 이인영 의원이 3만8878표를 얻어 926표차로 신승,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다만, 구로갑 지역은 지난 15, 16, 17, 18회 총선에서 지속적으로 당선 정당(민주당→한나라당→ 열린우리당→한나라당)이 바뀐 대표적인 스윙보터(swing voter) 지역이란 점은 변수다. 이러한 스윙보터 지역구는 고정 지지층보다 중년층(40대), 중립층 등의 의견이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와 함께 강상구 진보신당 후보가 3자 구도를 형성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두 후보 간의 양자구도 틀을 깨기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다만, 진보신당이 야당표를 갉아 먹을 경우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인영 후보가 주민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인영 후보 홈페이지
이번 선거에서는 두 후보 간 팽팽한 대결을 예고하듯 지역 주민들의 이범래 후보와 이인영 후보에 대한 지지층은 전 연령층에 걸쳐 비교적 골고루 배치된 듯 보였다. 다만 젊은층에서 상대적으로 이인영 후보에 대한 지지비율이 높은 듯 보였다.
반면 50대 이모씨(여)는 "민주당을 지지한다. 지난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 젊은이들의 일자리 못 잡아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안쓰럽다. 대한민국의 방향이 한 번 크게 바뀌어야할 때"라며 강조했다.
그러나 여야 간 정치공세와 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구태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젊은층의 정치에 대한 혐오는 더 커진 듯 보였다. 20대 최모(남)씨는 "올해 첫 투표권이 생겼다. 물론 이범래, 이인영 두 후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동네 친구들도 선거에 별로 관심을 갖고 있지 않고 투표 참여에도 소극적이다. 이번 선거에서 여야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아 투표를 하지 않을 작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