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D&D '강동 큐브(QV) 2차' 조감도.
하지만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강동 큐브 2차'를 검색하자 청광종합건설이 시공한 '강동 청광플러스원 큐브 2차'라는 오피스텔이 먼저 나왔다. 분양 블로그를 보니 더 혼란스러웠다.
김씨는 "같은 지역에 공통적으로 '큐브 2차'가 들어가는 오피스텔이 있어 하마터면 같은 상품인 줄 착각할 뻔했다"며 "관련 블로그에도 이 두 상품에 관한 설명이 절묘하게 섞여 있어 문의를 안했으면 엉뚱한 데 투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 D&D와 청광종합건설은 동일하게 '큐브'라는 소형주택 브랜드를 사용한다. 분양지역도 '강동구'로 같다. 2개 '강동 큐브'가 탄생한 배경이다. 브랜드 론칭은 SK D&D가 먼저 했다. 이와 관련, SK D&D는 '소비자들이 혼동할 수 있다'며 법원에 이의제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SK건설 관계자는 "디큐브시티 등 '큐브'라는 단어가 들어간 다른 건물과 형평성을 고려해 (이의제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변을 법원으로부터 들었다"며 "소비자들의 문의가 자주 오는데도 마땅히 할 수 있는 조치가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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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청광종합건설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헷갈릴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브랜드를 바꿀 생각이 없고 SK D&D '큐브' 조감도를 의도적으로 짜깁기한 블로그에 대해선 감시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다른 대형건설사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전국 단위로 분양상품이 쏟아져 모든 유사 브랜드에 일일이 법적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대림'이란 회사명을 사용하는 오피스텔은 지방에 수없이 많다"며 "회사로선 우려되지만 법적으로는 제재를 가할 방법이 없어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름만 보고 대형건설사 상품으로 판단, 무턱대고 투자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아파트는 덜하지만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대형건설사가 공급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브랜드를 교묘히 차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결국 소비자가 투자하기 전에 시행·시공사를 꼼꼼히 따져보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