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 전 의원의 구속으로 무주공산이 된 노원갑은 새누리당에서 5명, 민주통합당에서만 6명 의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을 할 만큼 포스트 정봉주 효과를 노린 정치인들의 접전지로 급부상했다.
이노근 새누리당 서울 노원갑 후보가 25일 오전 공릉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고 동호회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홍재의 기자
지난 25일 서울 월계동과 공릉동 거리에서 만난 노원갑 유권자들은 은연중에 "여기는 전통적으로 야당 강세지역"이라고들 얘기했다. 그러나 지난 1992년 14대 총선부터 18대까지의 결과를 살펴보면 노원갑 주민들은 진보와 보수라는 가치보다는 당시의 여당을 밀어주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진행된 18대 총선에서도 여지없이 한나라당 현경병 후보가 정봉주 후보를 이기고 국회에 입성했다. 그만큼 20여 년간 당선 유형이 정석화 됐던 곳이 바로 서울 노원갑이다.
최근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였던 박원순 후보가 이 지역에서 55.5%의 지지를 얻어 나경원(44.1%) 후보를 이기고(서울 평균: 박원순 53.4%, 나경원 46.21%),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김성환 후보(53.69%)가 한나라당 이노근(46.3%) 후보를 물리치며 구청장에 당선되기도 했지만 지방선거와 총선 결과는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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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가 25일 자신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제공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정통 관료출신의 행정 전문가라는 '인물론'을 앞세워 지지율 반등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 25일 공릉동의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그는 "국회의원이 정치인이라고 해도 많은 경험과 전문지식이 없으면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다"며 "'행정의사'의 이미지를 내세워 지역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으로 처방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후보 세습과 공천 과정의 논란으로 김 후보와 '나꼼수' 세력의 허상과 허구를 이미 주민들이 알고 있다"며 "김 후보에 대한 지역 반발이 거세 내가 반사이익까지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김 후보는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일부 돌아섰던 표심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통합 접근으로 굳히기에 나설 계획이다.
더불어 이 관계자는 "인물론으로 접근해도 우리가 유리하다. 과거의 실패했던 인물보다는 새로운 인물이 이곳 현안 사업들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체적인 지역 바닥 민심까지 김 후보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25일 공릉동과 월계동에서 만난 주민들 중 일부는 정봉주가 아닌 김용민의 등장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조기축구 동호회에서 만난 공릉1동에 사는 안병일(59) 씨는 "사실 민주당을 지지해 왔었는데 이노근 후보가 좋아서 이번에는 이 후보를 찍으려 한다"며 "물론 정봉주 전 의원이 나왔다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김용민은 아직 잘 몰라서 평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젊은 층과 정권심판을 원하는 유권자들은 김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이다. 거리에서 만난 29세의 한 여성은 "정권이 김용민을 국회의원 선거에 나갈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지지하고 있다"며 "전국적 인지도는 높지만 이 곳 주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 당선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공릉1동에 거주하는 김 모씨(54)는 "김용민 후보는 소시민들의 생각을 용기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본다"며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 김용민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