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졸 사무직 첫 그룹 공채(종합)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서명훈 기자 2012.03.14 15:04
글자크기

학교장 추천에서 일반 공개 모집...생산직에서 사무직, SW직군 등으로 넓혀

삼성은 14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기존 고졸 채용 외에 그룹 주관 고졸 공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고졸 공채를 통해 사무직 350명, 기술직 100명, 소프트웨어직 150명을 채용한다고 14일 밝혔다. 19일부터 채용 홈페이지(www.samsungcareers.com)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받고, 직무적성검사와 면접을 통해 5월초에 최종 합격자를 뽑을 계획이다.

삼성은 이 같은 공채를 포함해 올해 생산·제조직 부문에서 지난해 8000명보다 1000명 늘어난 9000명의 고졸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기존 고졸공채는 학교장이 추천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생산제조직군을 위주로 채용해 온 반면, 이번 공채에서는 공개모집 방식을 적용하고, 소프트웨어직, 사무직, 기술직 등 신규 직무를 발굴해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삼성은 지난 1995년부터 '열린채용'을 실시해 학력, 성별 등 차별을 철폐하고 공통적인 채용 시험과 면접으로 신입사원을 뽑아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토익이나 Opic(영어듣기능력평가),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등 대학교육 과정을 마쳐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힘든 시험과정을 거쳐야 해 고졸 응시자들이 '학력제한' 없는 채용시장에서 합격하기는 쉽지 않았다. 과거에도 고졸 신입사원을 채용해왔으나 이는 시험을 거치지 않고, 각 학교장의 추천서를 받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사시켜왔다.

이번 고졸 공채는 고등학교 졸업자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으며, 서류전형을 거쳐 난이도를 다소 낮춘 SSAT 시험과 면접, 건강검진 등을 통과하면 된다. 3급(대졸에 준하는) 신입사원 응시자들이 제출하는 영어시험 성적은 제출하지 않는다.

채용된 사람은 본인의 희망직군에 따라 그룹 계열사로 배치된다. 과거 생산직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사무직과 기술직, 소프트웨어 개발직군 등 다양하다.


삼성, 고졸 사무직 첫 그룹 공채(종합)


이번 공채의 차이점은 사무직을 개방함으로써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을 경우 취업이 어려웠던 고졸자들에게 취업의 문을 열어준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또 이전 고졸 남자 입사자들은 군필자나 군 면제자들만을 대상으로 했었다. 대졸 신입사원들과 같은 조건이었지만 이번 고졸 공채의 경우 군 미필자도 응시자격이 주어지는 것이 차이다.

이들의 처우는 기존 고졸 입사자들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입사자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다. 다만 삼성은 학력보다는 실력을 중시하는 인사 문화에 다라 입사시 학력 차이에 따른 직급(G1-고졸, G2-전문대졸, G3-대졸, G4-대리급)을 극복할 수 있는 인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G1 입사자라 하더라도 일정기간 근무후 인사고과와 함께 승급시험을 통해 G2와 G3로 승급할 수 있는 제도를 두고 있다. 고졸로 입사했더라도 내부 승급시험을 거쳐 대졸 입사자와 같은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고졸 취업희망자에게 보다 많은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직무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선발된 고졸사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사내 양성제도를 통해 학력과 무관하게 개인의 능력에 따라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고졸사원으로 입사한 경우에도 내부 제도에 따라 공정한 평가와 승진제도를 적용해 자신의 노력과 역량에 따라 성장이 가능하다.

특히 이번부터 신규로 선발하는 소프트웨어직군 고졸사원의 경우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전략에 따라 입사 전에 별도 전문 교육과정을 체계적으로 받게 되며, 입사 후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기존 열린채용에서 고졸 입사자의 3급(대졸에 준하는) 채용시험을 볼 수 있었으나, 실제 고졸자들의 채용사례가 많지 않았고 기존 고졸채용 때는 생산직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이번에는 사무직을 그룹 차원에서 공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