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정책 힌트 나올까…이번주 '연설들'에 주목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2.02.2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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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정책 방향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투자자라면 이번주 예정된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 이외에도 7명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인사들이 한꺼번에 강연에 나서는 때문이다.

연준은 지난달 제로수준(0.~0.25%)의 초저금리를 2014년말 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1년 반이나 더 늘어난 것으로, 저금리 기조를 통한 경기부양 의지가 그 만큼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연준의 저금리 기간 연장 발표 이후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더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연준 내부에서도 향후 전망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연준이 경기부양을 위해 3차 양적완화와 같은 추가 부양책을 쓸지에 대한 전망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달 통화회의 내역을 담은 연준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FOMC 위원 가운데 11명은 2014년까지 금리가 동결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6명은 금리 인상이 올해나 내년에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FOMC 위원은 원래 연준 이사 7명과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12명 등 총 19명으로 구성되며, 이중 FOMC의 통화정책과 관련해 의결권이 있는 사람은 12명이다.

존 브라빈 푸루덴셜 파이낸셜 최고투자략가는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 공개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며 "금리동결이 명확해졌지만 과도한 정보로 다소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9일(현지시간)과 30일 예정된 밴 버냉키 연준 의장의 의회 발언이 주목되는 이유다. 시장은 이날 버냉키의 발언에서 연준의 정책 방향과 새로운 투명성 조치들에 대한 힌트가 나올지 여부에 집중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의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 발표와 함께 이번 주에는 7명의 FOMC 위원들이 공개석상에서 연설을 갖는다. 이 중 4명은 FOMC 의결권을 보유했다. 지역 연준의 현재 경제 조건들을 요약한 베이지북도 29일 발표된다.

연준 인사들 이번 주 일정<br>
자료: 블룸버그 연준 인사들 이번 주 일정
자료: 블룸버그


미국 경제는 연준이 2014년까지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후 계속해서 개선 신호를 드러내 왔다. 유럽에서도 그리스 부채 조정안과 2차 구제금융안이 합의됐다. 이 때문에 연준 내에서 추가 경기부양이 필요없다고 주장해 왔던 일부 위원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연준 금리 기조 뿐 아니라 연준이 이른바 '양적완화'로 불리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올해 말 추가로 실시할 지에 대해서도 불확실해하고 있다.

브렛 로스 씨티그룹 금리 투자전략 대표는 "3개월 전만해도 연준이 모기지담보부채권(MBS)을 전부 매입할 지, 부분적으로 매입할지에 대한 논의가 주였으나 현재 논의는 연준이 매입을 할 지 말 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2014년만까지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은 높지만 미국 경제가 현재의 궤적을 유지하는 한 추가 완화 정책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크리스틴 허셀러스 ING 투자관리의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추가 부양이 분명히 있을 것이란 예상을 밝혔다. 지출삭감으로 재정적인 역풍이 불며 미국 경제 회복세를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장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단기 국채를 매도하고 장기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통화량의 변동없이 장기 금리를 낮추는 이 프로그램은 6월 30일 종료될 예정이다.

도이치은행은 오퍼레이션트위스트 방식의 완화정책이 수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하락하지 않는 한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양적완화 대신에 이 같은 안전한 방식을 택하리란 관측이다. 연준 관계자들이 추가 오퍼레이팅트위스트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으나 '트위스트 1.5'가 전혀 불가능한 대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번 주 연준 관련 인사들 연설 일정

28일: 엘리자베스 듀크 연준 상임이사 상원 은행위원회 출석하며, 샌드라 피날토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장 웨스트필드센터에서 연설

29일: 버냉키 의회 출석, 베이지북 발표,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은 총재 멕시코시티에서 재정 개혁 관련 연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뉴욕에서 경제 전반에 대해 연설

1일: 사라 블룸 라스킨 연준이사 웨스트포트에서 경제관련 연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 경제 및 은행관련 연설

2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뱅쿠버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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