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청소년 자살 열풍, '인터넷 못하게 해서, 야단 맞을까봐···'

머니투데이 이지영 인턴기자 2012.02.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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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주 동안에만 러시아 전역에서 6건의 청소년 자살 사건이 발생해 7명이 숨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11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께 15세 여중생이 모스크바 시내 동쪽 '노보기례예프스카야' 거리에 있는 자신의 24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숨진 소녀의 할아버지는 손녀가 아버지와 다투고 나서 학교에 간다고 나간 뒤 23층과 24층 사이의 복도 창문을 통해 아래로 뛰어내린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소녀는 3살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 재혼한 아버지와 함께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전에는 시베리아 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12세 소년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목을 매 숨졌고, 9일에는 극동 아무르주(州)에서 13세 소년이 성적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부모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데 불만을 품고 목을 매 자살했다.

같은 날 저녁 모스크바 '바르샤프스코예샤셰' 거리에 있는 아파트에서는 15세 소년이 아버지와 언쟁 끝에 14층에서 뛰어내려 즉사했다. 이 청소년은 이날 급우들의 휴대전화를 훔친 혐의로 학교 당국이 아버지를 불러 비행을 지적한 문제로 아버지와 언쟁을 벌이고 난 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아파트 창문을 통해 아래로 뛰어내렸다.



7일 저녁에는 모스크바 인근 모스크바주 로브냐시(市)에서 14세 소녀 2명이 16층 아파트 지붕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두 소녀는 서로 손을 맞잡고 아파트 지붕에서 몸을 던졌다. 숨진 한 소녀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2주 동안 수업을 빠져 야단을 맞을 것이 두려워 자살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대통령실 산하 어린이 권리 담당관 파벨 아스타호프는 "매년 러시아에서 1천 500여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살하고 있으며, 미수에 그치는 자살자 수는 그보다 3~4배는 많다"며 국가 차원의 대책을 촉구했다. 그는 15~19세 연령대 청소년 자살자수는 러시아가 세계 1위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가족 간 갈등과 애정 문제, 심리적 질병 등의 이유로 자살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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