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세이]혼돈에 빠진 뉴타운·재개발 투자

머니투데이 허용회 하나감정평가법인 대표 2012.02.23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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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회 하나감정평가법인 대표↑허용회 하나감정평가법인 대표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등이 일대 혼돈상태에 빠져들었다.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뉴타운·정비사업 신정책구상'을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번 정책으로 당분간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사업구역에 혹독한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정비사업구역에 대한 실태조사와 갈등조정 등의 절차를 거치고나서 구체적인 정비사업 정책을 확정할 예정이어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구역지정이 해제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심리도 위축돼 지분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사업이 지지부진하더라도 언젠가는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지분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정비구역이 해제될 경우 사업 자체가 무산되기 때문에 지분가격은 급락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시 발표 이후 구역마다 앞날을 예측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사업을 걱정하는 기존 투자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신규 투자자의 문의는 전무한 상태다. 다만 투자자들은 냉정을 되찾고 차분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우선 사업진행 속도와 사업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사업시행 인가를 기준으로 이전 단계에 있는 구역만 해당되기 때문에 정비예정구역, 정비구역지정, 추진위원회, 조합설립 인가를 진행 중인 구역들의 해제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시행 인가 이전이라도 사업성이 양호하고 조합원 간에 갈등이 심하지 않다면 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반대로 사업성이 나빠서 사업 추진에 대한 조합원 간 찬반갈등이 심한 구역은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면 매수자가 없어 팔릴 가능성이 희박하고 가격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무조건 팔고보자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 실제로 구역이 해제된 후를 검토해봐야 한다.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 주거환경관리사업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은 단독주택 및 다세대주택 등이 밀집한 지역에서 정비기반시설과 공동이용시설 확충을 통해 주거환경을 보전·정비·개량하는 사업이다. 이렇게 되면 인프라 정비 등으로 주거환경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다.

 사업시행 인가 이후 단계에 있는 구역들은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조합원 간에 갈등 없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는 구역의 경우 오히려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가격 상승을 전제로 부동산투자를 하고 타운·재개발·재건축 가격 상승에 기대어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래서 대부분 뉴타운·재개발·재건축을 환영했고 투자자들도 쉽게 생각하고 투자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진리는 부동산에도 통한다. 시장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변화를 예측하고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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