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안양 과천 위(Wee)센터'. 학교 폭력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상담하고 돕는 이곳을 이명박 대통령이 찾았다. 학교 폭력 문제 대책 수립을 위한 현장의견 수렴의 일환이다.
이 학생은 "한 학생이 왕따를 당하게 되면 소위 말하는 1진이 찍기 때문에 그 학생을 도와줄 수가 없다. 도와주면 바로 피해학생이 된다"는 얘기도 했다. "상담을 떳떳하게 받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상담 사실이 알려지면 찌찔이라고 낙인이 찍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다른 고3 피해 여학생은 "가해자들의 성격이 난폭해서 2차 보복이 가장 두려워 말을 못하게 된다"고 했고, 다른 피해 여중생은 "부모님에게 내가 못난 아이라는 것을, 피해자라는 것을 얘기해야 하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피해 학생들 외에 가해 학생, 가족, 상담교사들과도 차례로 대화를 갖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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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함부로 종합대책을 발표하지 말라"면서, "다 공감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 정책이 나오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교내 폭력 사실을) 감추는 게 유리하다는 교장이 있다"면서 "(교내 폭력을) 당당하게 밝히는 교장을 칭찬해 줘야 학생들이 (피해 사실을)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가 자꾸 숨기려고만 하는데, 학교는 아이들 장래를 위한 기관이지 등급을 잘 받기 위한 기관이 아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시ㆍ도 교육감 간담회를 27일에는 교직단체 및 학부모단체 대표 등과 간담회를 잇달아 열어 학교 폭력 대책을 논의했고, 조만간 일선 교장들과도 만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