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사상최대 실적..죽은 '잡스' 웃겠네!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 특파원, 김지민 기자 2012.01.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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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분기 순익·매출 전망치 상회..팀 쿡 리더십 증명

'애플' 사상최대 실적..죽은 '잡스' 웃겠네!


애플이 지난 분기 사상 최대의 순익과 매출을 기록하며 '잡스 없는' 애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판매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10월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이후 애플이 구심점을 잃고 표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이번 깜짝실적으로 애플의 입지는 한층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순익·매출 전망치 상회..아이폰이 '효자'=9월 결산법인인 애플은 24일(현지시간) 2012회계연도 1분기(2011년 10~12월) 순익이 130억6000만달러(주당 13.87달러)로 1년 전 동기(순익 60억달러, 주당 6.43달러)에 비해 11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이 4분기 주당 10.1달러 정도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이 시기 매출은 463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267억달러는 물론 예상치 388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미국에서의 판매량이 90% 늘어나며 매출 강세를 이끌었다.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에서도 매출이 55% 증가하며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실적호조를 이끈 주인공은 '아이폰 4S'였다. 이 시기 아이폰과 아이폰 판매량은 각각 128%, 111% 증가했다. 애플의 최고 재무 책임자 피터 오펜하이머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지난분기에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아이폰 판매량은 3704만대를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 예상치 3000만대를 훌쩍 능가하는 규모로,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28% 늘었다. 아이패드 판매량은 1543만대로, 업계 전문가들 예상치 1300~1400만대를 웃돌았다.


MP3플레이어 아이팟은 1538만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아이패드는 111%, 아이팟은 21% 판매가 늘었다. 맥컴퓨터는 520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26% 판매가 신장됐다.

◇'잡스 이후' 건재 확인...올해 전망 '맑음'=잡스가 세상을 떠난 후 애플은 눈에 띄는 독보적 행보를 보이진 않았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등 분위기면에서는 불안감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2011년 7~9월) 실적도 시장 전망을 하회하며 실망감을 안겨줬다. 순익과 매출은 각각 66억 달러와 283억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54%, 39% 증가했지만 모두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애플의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밑돈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이 반전을 기록하며 분위기도 바뀌는 양상이다. 잡스 사망 이후 새 최고경영자(CEO)자리에 오른 팀 쿡의 리더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팀 쿡은 애플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조직을 이끌었지만 잡스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해 새 ECO의 리더십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팀 쿡은 "소비자들 아이폰 4에 '대담한 내기(bold bet)'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수요를 이끌었다"며 "회사의 전략에 변화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장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벨리&코의 애널리스트 헨디 수산토는 애플이 여전히 불확실한 시장에 놓여있지만 수요가 포화된 상황에 놓여진 것은 아니라고 낙관했다.

그는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는 올해에도 판매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애플은 전문스토어 증대와 판매채널 확대 등을 통해 아직까지 순풍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가 애플에게 험난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 운영체제를 탑재한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등의 위협이 가장 큰 문제다.

한편, 애플이 내놓은 올해 2분기(1~3월) 전망치는 전문가들의 예상수준을 뛰어넘었다. 애플은 매출은 325억 달러, 주당 순익은 8.5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은 매출이 321억 달러, 주당 순익이 8.04센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캔어코드 지뉴이티의 마이클 워클리는 "애플은 올해의 남은 시기를 잘 보내기 위한 준비가 완료됐다"며 "그들은 중국에서 아이폰4 판매를 고대하고 있고 1월 중 판매를 시작하면 3월에는 그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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