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종차별 수학문제 "노예가 오렌지 따면…"

머니투데이 황인선 인턴기자 2012.01.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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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하나에 오렌지 56개가 있다. 노예 8명이 각각 오렌지 몇 개씩을 가져가면 똑같이 나눌 수 있겠는가?"

미국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숙제에 인종차별적 표현이 사용된 수학문제가 출제돼 학부모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출처=애틀랜타저널 컨스티튜션)(출처=애틀랜타저널 컨스티튜션)


8일(현지시각) 미국 애틀랜타저널 컨스티튜션은 조지아주 노크로스에 있는 비버리지 초등학교의 수학문제가 학부모 사이에서 인종 차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레드릭이 하루에 2대씩 (매를) 맞는다면, 일주일에 몇 대를 맞는 셈인가?" "프레드릭이 면화로 채워진 6개의 바구니를 가지고 있다. 각각의 바구니에 5 파운드씩 채워져있다면, 다 합쳐 몇 파운드인가?" 등의 문제가 숙제로 출제됐다.

문제에 언급된 '프레드릭'은 1800년대 노예제도 폐지 운동을 이끌었던 흑인 인권운동가 '프레드릭 더글라스'를 연상시킨다.



문제를 보고 분노한 60여 명의 학부모와 지역 사회 활동가들은 학교 밖에서 시위를 열고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라"며 해당교사의 해고를 촉구했다.

학부모인 크리스토퍼 브랙스톤은 "사건에 연관된 교사 중 한 명은 '히스패닉'"이라고 말했다. 인종차별 문제에 예민한 소수인종 교사 역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 것이다.

학교 관계자는 "전혀 악의를 가진 문제가 아니었다"며 "아이들에게 수학과 사회를 연계한 문제를 한 선생님이 만들었고, 이 문제를 여러 선생님이 복사해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학교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지역 사회의 반응은 냉담하다. 조지아주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회장 에드 듀보는 "해당 교사를 책임지고 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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