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HTC…한국, 외산 스마트폰 무덤되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2.01.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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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만 열외, 기타 외산 스마트폰 점유율 10% 안돼…"테스트베드 한국 못 버린다"

↑'노키아 루미아710'.↑'노키아 루미아710'.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사 노키아가 1년이상 공백을 깨고 내놓은 '노키아 루미아 710'. 국내 첫 '망고폰'이라는 타이틀에도 710대 예약판매를 채우지 못했다. 무료로 제공하는 노키아 프리미엄 패키지도,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사라는 이름도 소용없었다.

#국내 첫 외산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HTC '레이더 4G'. 하지만 국내 판매량은 3만대를 넘지 못했다. 국내 LTE폰이 150만대에 육박하고 있으나 시장점유율은 간신히 2%를 넘긴 셈이다. 지난해 1~3분기까지 전세계 LTE 시장점유율 1위였지만 국내에서는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모토로라가 구글에 인수된 후 처음으로 내놓은 스마트폰 '모토로라 레이저'. SK텔레콤과 KT를 통해 판매되고 있지만 판매량은 각각 1만대 남짓. 2003년 출시돼 전세계 1억4000만대, 국내에서만 150만대를 판매해 위기의 모토로라를 구한 '레이저'의 영광을 재현하려 했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한국이 외산 스마트폰의 무덤이 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시험무대(테스트베드)로서 위상이 커져 외산 스마트폰의 국내 공략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을 제외한 노키아, HTC,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RIM 등 외산 스마트폰 업체가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한 스마트폰은 150만대 내외로 추정된다. 시장점유율은 10%를 넘지 못했다.

외산 스마트폰 업체가 고전하고 있는 것은 당연 국내 스마트폰 업체가 선전해서다. 특히 세계 스마트폰 1위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도 맹위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50%에 이른다. 지난해 4월말 출시된 '갤럭시S2'만 480만대 팔렸다.

팬택의 선전도 주목할 만하다. 팬택은 지난해 322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애플, LG전자를 누르고 국내 스마트폰 2위에 올랐다. '베가레이서'는 130만대 팔렸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지난해 25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경쟁 모델과 출시시점이 겹치면서 주목을 받지 못한 것도 이유다. 모토로라 '레이저' 공개시점은 삼성전자-구글의 '갤럭시 넥서스'와 겹쳤다. HTC는 가장 빨리 LTE폰을 내놓으려고 삼성전자보다 일찍 론칭행사까지 열었지만 실제 출시가 늦어지면서 초반 기선제압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들이 '현지화'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도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은 글로벌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때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능을 추가하나 외산 스마트폰 업체는 이 같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HTC '레이더4G'.↑HTC '레이더4G'.
국내 판매량이 미미하지만 외산 스마트폰 업체들은 국내 시장에 공을 더욱 들이고 있다. 국산 스마트폰이 해외에서 성공하면서 국내 시장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토로라가 세계에 몇 개 안되는 R&D센터와 디자인센터를 국내에 구축해 운영하는 것이나 HTC가 한국법인 대표에 한국 사람을 처음으로 선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외산 휴대폰업체의 무덤이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한국도 외산 휴대폰 업계의 무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국내 시장 공략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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