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창업과 소자본 창업의 공존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2.01.0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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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창업트렌드/크든 작든 '극과 극'은 통하네

2011년 창업 시장의 화두는 럭셔리와 소자본의 공존이다. 이전에는 경기에 따라서 극과 극의 양상을 보였던 두가지 트렌드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럭셔리 업종의 경우 50~100평 이상 규모의 카페와 레스토랑, 또는 대기업 창업 아이템이 큰 성장세였다. 소자본 업종의 경우 10평 내외의 이색적인 소형 테이크아웃 음식점이나 무점포 운영이 가능한 기술형 서비스업, 홈스쿨 등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창업시장에 이처럼 특이한 트렌드가 형성된 이유는 최근 창업시장에 유입된 화이트컬러 퇴직자 출신 예비창업자들의 투자 성향 때문이다. 화이트컬러 퇴직자 출신 창업자들은 1억~2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유한 현금에 대출을 더 얹어서 안정지향적인 럭셔리 업종에 투자하는 경우와 보유한 현금 내에서 창업하려는 경우로 나뉘는 것이 특징이다.

두 창업자군 모두 안정성과 수익성에 중점을 두지만 추구하는 형태는 다르다.
 
◆럭셔리형 업종군



럭셔리형 아이템을 선호하는 창업자는 가지고 있는 현금에 아파트 등 부동산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을 더해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춘 카페나 레스토랑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브랜드에 투자하면 안정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럭셔리 창업과 소자본 창업의 공존


카페베네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카페베네'와 그 후속 브랜드인 이탈리아레스토랑 '블랙스미스'의 인기 역시 이런 현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외에 유수 카페 브랜드들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토종 커피 브랜드인 '벨라빈스커피'는 각 매장마다 지역적 특색, 주요 고객층을 고려한 인터리어를 반영해 럭셔리한 분위기를 창출했다.

이밖에도 최근 예전 아이돌스타였던 토니안이 외식사업을 시작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스쿨스토어'의 경우 고비용으로 창업이 이뤄지지만, 프리미엄 분식이라는 트렌드와 지속성,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으로 창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패밀리레스토랑 역시 럭셔리 업종군에서 인기를 끌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의 경우 20억~30억원의 투자비가 소요돼 일반 창업자가 접근하기 힘들었으나, 최근에는 100평 내외에 5억~10억원 가량으로 투자비를 낮추면서 품격을 유지하는 브랜드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탈리안푸드&와인비스트로전문점인 '보나베띠'의 경우 최근 40~50대 화이트컬러 출신 가맹희망자의 문의가 늘었다고 한다. 65평 기준으로 점포구입비를 제외하고 2억6000만원 가량의 개설투자비가 들며, 점주가 전문지식이 없어도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보나베띠

이곳에서는 서비스 업무에 하이테크 시스템을 도입했다. RFID 방식 와인인식기를 활용해 소믈리에를 고용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 300만~400만원 가량을 절감했다.

또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로 변경되는 '다국어 전자 메뉴판'를 갖춰 외국인 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도 향상시켰다. 이 외에도 본사 직영점에서 실력을 갖춘 조리사를 가맹점에 파견해 인력 수급의 안정성도 높였다.

럭셔리형 창업을 선택한 이들은 상대적으로 유행을 덜 타는 세계적 다국적 업종, 모 브랜드가 이미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성공한 브랜드, 대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 직영점을 많이 운영해 본사의 자금력이 튼튼한 업종을 선호한다.

대표적으로는 카페, 베이커리, 레스토랑, 편의점 등이 여기에서 속한다. 1997년 1호점을 연 베이커리 카페 '뚜레쥬르'의 경우 CJ가 운영하는 베이커리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적인 브랜드인 샌드위치카페 '퀴즈노스서브'는 세계 20여개국에 6000개의 점포를 두고 있는데 이곳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해외여행이나 해외 비즈니스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많다. 외국에서 이 브랜드를 보고 신뢰를 갖고 있다가 한국에 해당 브랜드가 들어오자 창업을 결심했다는 가맹점주가 전체의 60% 이상이다.

최근 대형 식품·유통업체들도 이런 '블루칩' 선호 현상과 더불어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농심의 쌀국수 전문점 '뚝배기집'이 최근 론칭했고 국순당의 전통 주점 브랜드 '우리술상'은 직영점만 운영해오다 최근 가맹점 모집을 시작했다. 또한 롯데칠성음료도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카페칸타타'의 가맹 사업을 전개하며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소자본 창업군

2011년에는 경쟁강도가 낮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블루오션 소자본 업종이 인기를 끌었다. 블루오션 업종은 사업 초기인 만큼 리스크가 큰 편이지만 경쟁자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아이템은 배달형 치킨전문점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창업시장에선 여러 업종에서 소자본 창업이 이뤄지고 있다.

실내공기치유업종(에어트리트먼트)의 경우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이미 미국과 일본, 유럽 등 50여개 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템이다.

에어트리트먼트 사업을 도입한 '아이센트'는 미국에서 직수입한 첨단기기와 천연향원액 대리점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방향제인 에어로졸의 경우 공기 중에 머무는 시간이 고작 2분이라면 첨단 분사기를 활용한 아이센트의 향기는 입자가 미세해 14시간 동안 공기 중에 머문다. 또한 방향제 중 유일하게 휘발성 물질이나 물을 혼합하지 않은 명품 향수원액을 사용해 무해한 것이 특징이다.


뽕스밥

시간이 부족한 출근길 고객을 대상으로 빠른 조리와 테이크아웃 판매방식을 도입한 외식 브랜드도 인기를 끌었다. 이 중에는 최근 밥과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형 컵밥전문점 '뽕스밥' 등이 주목받고 있다.

또 소자본이지만 럭셔리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벨코와플' 역시 와플 틈새시장을 노려 관심을 모았다. 최근 남자의 자격에서 이경규 씨가 와플을 소개하면서 관련 업종의 창업도 이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창업 컨설턴트는 "창업 시 본인의 적성이 중요하지만 투자대비 창업비용에 대한 리스크 정리도 중요하다"며 "여러 창업전문가들의 조언, 창업강좌, 사업설명회 청취 등을 통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창업자세를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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