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술 다변화…"해외건설 新르네상스 일군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2.01.03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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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2012 - '해외건설 100억弗 시대'<1>]

편집자주 "해외건설 수주 1000억달러 시대, 우리가 연다." 건설업계가 국내시장 침체를 만회하기 위해 올해 해외건설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정부의 올 한해 해외건설 수주목표는 700억달러지만 수주 공종과 지역을 다변화해 이를 초과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 지난해 총 수주액 591억弗…실질적 사상 최고액
- 리비아·이라크사태 일단락, 발주 규모 증가 호기
- 대형사들 "국내 위기 극복"…해외시장 역량 집중


◇"2012년 해외건설시장, 더 커진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591억달러. 당초 수주목표인 600억달러에는 조금 못미친 데다 사상 최대였던 2010년 716억달러의 83%에 그쳤다. 다만 2010년 186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원전 수주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수주실적은 오히려 2010년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문제는 지역적으로 중동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수주 공종도 석유화학 플랜트나 발전소 등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플랜트분야 수주 규모는 423억달러로 전체의 72%에 달하고 중동국가들로부터 수주한 공사가 292억달러로 절반에 가깝다. 건설업계가 넘어야 할 산으로 공종과 지역 다변화를 꼽는 이유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828m, 163층 높이로 시공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부르즈 두바이' 전경. ⓒ이기범 기자↑삼성물산 건설부문이 828m, 163층 높이로 시공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부르즈 두바이' 전경. ⓒ이기범 기자


건설업계는 올해를 이 같은 공종과 지역 다변화로 수주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호기로 여기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발주 규모가 대폭 늘어나고 건설업계의 현지화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의 경우 당초 2011년에 발주할 예정이던 프로젝트 가운데 약 200억달러의 물량이 2012년으로 이월됐다. 여기에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을 뒤흔든 민주화 바람이 진정되면서 해당 국가들이 국민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다양한 인프라 조성사업과 주택 건설사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리비아와 이라크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이들 국가에선 수십조원의 복구공사가 발주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와 이라크는 국내 건설기업들의 전략적 수주지역이었을 만큼 그동안 사업수행능력을 인정받아 왔고 이미지도 좋아 공사 수주에 한층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건설 수주 공종·지역 다변화 '가속도'
대형건설업체들은 국내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건설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다양한 공종의 기공종의 기술력 확보는 물론 인력을 더 보강하고 진출 국가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의 쿠웨이트 오일 컴퍼니 파이프라인 공사 현장. ⓒ이기범 기자↑현대건설의 쿠웨이트 오일 컴퍼니 파이프라인 공사 현장. ⓒ이기범 기자
현대건설은 앞으로 육성해갈 '5대 신성장동력사업'으로 △해외원전 △오프쇼어워크(Offshore Work, 해양 석유·가스 채취사업) △환경 △신재생에너지 △복합개발사업을 선정했다. 이어 5대 핵심상품을 LNG·GTL, 해양시설, 초고층빌딩, 그린홈, 그린빌딩 등으로 구체화했다.

중동시장에서 범위를 넓혀 동·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독립국가연합(CIS)국가, 중남미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고 이미 알제리와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에 지사망을 확충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단순 시공을 넘어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엔지니어링, 자재구매, 건설) 수행과 관리, 운영까지 가치사슬(Value Chain)을 확장하고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민관협력) 사업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지역도 중동과 동남아를 넘어 남미, 아프리카, 호주 등 전세계로 활동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업체들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미국과 캐나다 등 선진국시장에서도 선도프로젝트를 수주할 계획이다.

GS건설은 지난해 11월 인수한 세계 10위권 수처리업체 스페인의 이니마(Inima OHL)를 통해 글로벌 수처리시장을 장악할 계획이다. 중동과 동남아 중심에서 벗어나 중남미와 아프리카시장으로 다변화하고 공종은 오일샌드와 같은 비전통유분야와 LNG 액화, 석탄기화기술 등 신사업분야로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고부가가치, 친환경녹색사업으로 주목받는 발전, GTL(Gas To Liquids·천연가스를 액화한 석유) CCS(Carbon Capture & Storage·화석연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배출하기 전에 추출하고 압력을 가해 액체 상태로 만들어 저장하는 기술), 해상풍력분야를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UAE, 카타르,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에 새롭게 진출하거나 확대하고 동남아시아와 남미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남미에서는 KDB산업은행과의 금융시너지를 기반으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수주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20년까지 수주 50조원, 매출 30조원을 달성해 세계 10위권 건설사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미개척시장으로 눈을 돌려 맞춤형 진출전략을 펴기로 했다. 베트남과 칠레를 동남아시아와 중남미의 허브로 육성하고 중국과 인도를 글로벌 구매 거점 및 설계센터로 키울 계획이다.

SK건설은 프로젝트 기획부터 준공, 유지·보수에 이르는 플랜트분야의 '종합 디벨로퍼'로 활약하는 사업모델인 TSP(Total Solution Provider Business Model)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터키, 중남미 등에서 TSP로 다양한 개발형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칠레 등에서 신규 수주를 이뤄낼 계획이다.

올해 수주목표를 16조원으로 잡은 삼성엔지니어링은 2010년부터 추진해온 시장, 상품, 고객의 다변화가 지난해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보고 올해는 비화공 분야에서 발전·화공분야에서 업스트림(Up-stream)에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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