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상업화 본격 시험대…첫 성공모델 나올까?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2.01.0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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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강국 여명기①]본격 상업화 원년

바이오산업이 세계 부(富)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 식약청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세계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2008년 69조원에서 2013년 116조원으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오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고, 이는 새로운 기회다.

↑ 자료:식약청↑ 자료:식약청


우리 바이오기업들도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하고 수년전부터 이에 대비해 왔다. 바이오벤처 창업 붐이 일었던 2000년 초 이후 수많은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명멸했지만 일부 바이오기업들은 연구·개발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다만 '상업적으로 성공한 기업이 단 1곳도 없다'는 것은 국내 바이오산업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국내에서 바이오산업이 태동한 지 10여년. 이제 '연구'의 영역을 넘어 '상업화'의 영역으로 들어선 바이오회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상업적 성공을 거둔 바이오기업이 나오게 되면 우리 바이오산업도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2012년은 그런 점에서 의미 있는 해가 될 전망이다.

◇첫 상업적 성공 보여줄 기업 어디?= 올해 바이오분야 주요 이슈로는 삼성 등 대기업의 바이오산업 진출 본격화,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의 상용화, 분자 진단 수출 본격화, 줄기세포 치료제 상용화 등이 주로 거론된다.



특히 바이오기업 중 시가총액 4조원이 넘는 셀트리온 (191,500원 ▼1,500 -0.78%)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해 말 셀트리온은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시험을 모두 마쳤다. 올해 초에는 제품의 시판허가가 최종 결정된다.

↑ 자료:식약청↑ 자료:식약청
김형기 셀트리온 부사장은 "이미 전세계 판매망을 만들어 놨다"며 "판매 허가와 동시에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 여전히 일각에서는 제품허가 여부와 오리지널약과의 경쟁력 측면에서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바이오시밀러 판매가 본궤도에 오를 경우 셀트리온의 가치는 한 단계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반대로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올릴 경우 전체 바이오 시장에 적잖은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삼성, 한화, 동아제약 등 대기업과 제약기업들도 바이오시밀러 사업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돼 바이오시밀러의 산업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줄기세포치료제, 면역세포치료제 등 세포치료제가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국내 바이오업체들도 세포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식약청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세포치료제와 관련해 총 23개 업체가 61건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이중 체세포치료제가 17건, 면역세포가 21건, 줄기세포가 23건(배아 줄기세포 1건 포함)이다.

지난해 파미셀 (5,560원 ▼30 -0.54%)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급성 심근경색 줄기세포치료제 허가를 받고 이를 판매하고 있으며 메디포스트 (6,980원 ▲110 +1.60%)는 연골 손상 줄기세포치료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또 안트로젠은 크론성 치루 줄기세포치료제 허가를 신청하는 등 후발주자의 줄기세포 치료제 허가가 임박했다는 평가다. 이밖에 JW크레아젠, 이노셀 (38,550원 ▼450 -1.15%), 엔케이바이오 (0원 %) 등이 면역세포를 이용한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김나연 한화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산업은 특성상 기대수익(Return)과 잠재위험(Risk)간의 함수 관계가 성립한다"면서도 "세포치료제는 상대적으로 잠재위험이 낮아 안전성을 바탕으로 한 보다 효율적인 측면에서의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국가 바이오산업의 기술 척도로 항상 언급되는 것이 세포치료제"라며 "정부가 세포치료제의 허가심사 규정을 완화하는 등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서 힘을 보태고 있어 세포치료제의 상업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단분야에서는 마크로젠 (21,950원 ▼150 -0.68%)이 최근 유전자 분석기술을 이용해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에 가장 적합한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해 냈다.

마크로젠은 이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향후 신약개발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마크로젠이 진행해온 게놈(유전자분석) 사업이 상업화의 영역으로 접어든 것을 의미한다"며 "그동안 유전자 분석을 해오면서 축적한 기술을 질병을 치료하는데 본격적으로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씨젠 (22,300원 ▲50 +0.22%)은 다국적회사를 상대로 분자진단 원천기술 수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메디톡스 (133,300원 ▲400 +0.30%)는 선진국 시장 진출에 대한 성과가 기대되고 코오롱생명과학 (22,050원 ▼100 -0.45%), 바이로메드 (4,155원 ▼45 -1.07%) 등은 자체 개발 중인 바이오신약이 후기 임상시험에 진입한다.

◇ 무더기 관리종목 비상, 바이오의 그림자= 바이오산업에 어두운 일면도 있다.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일부 바이오종목들이 무더기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했다.

2010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15개 바이오기업 중 상장폐지된 4개 기업과 신성장기업으로 인정받은 4개 기업을 제외한 7개 종목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7개 종목 중 지난해 3분기까지 흑자로 전환한 기업은 1개뿐이다.

일부 바이오기업들은 신약후보물질을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하거나 본업인 바이오와 상관없는 사업에 진출하는 등 영업적자 탈피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

바이오회사 한 관계자는 "바이오기업들은 주로 5~10년의 장기간 연구개발에만 매달리는 만큼 신약개발 등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뚜렷한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이 같은 특성을 인정하고 기술성 평가를 통해 특례기업을 늘리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승인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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