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왜 안철수냐고? 센놈과 붙어야지"

머니투데이 양영권·김세관 기자, 사진=홍봉진 기자 2011.12.19 06:17
글자크기

[강용석 의원 인터뷰]①"안철수 원장 터트릴 것, 굵직한 것만 3,4개 더 있어"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19일 고발할 예정이다. 안 원장이 미국에 거주하는 장모의 명의로 시가 15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 의원은 지난 12일에는 안 원장을 위장전입 혐의로 고발했다. 이밖에 안 원장 부부의 서울대 교수 임용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상임위에서는 안 원장과 관련된 정부 예산에 제동을 거는 등 연일 '잽'을 날리고 있다.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의원직 제명 위기까지 갔던 강 의원은 이제 '안철수 저격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런 강 의원을 지난 17일 국회에서 만났다. "왜 하필 안철수인가"라고 묻자 그는 "센 놈하고 붙어야지요. 그래야 이기면 크게 먹는 거고, 져도 본전이죠"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안 원장 외에 안 원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아직 터트릴 게 굵직한 것만 3,4개 더 있어요. 그거 다 터지고도 (지지율) 1위를 할 수 있을까요." 그는 안 원장에게 싸움을 걸어 결국 그를 드러눕힐 수 있다고 자신했다.



ⓒ홍봉진 기자ⓒ홍봉진 기자


-요즘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

▶ 지역 행사가 하루에 한 두 개씩 있다.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행사에 나가서 악수하고, 축사하고 한다. 지역 일이 있으면 하고, 아니면 국회 나와서 열심히 (안 원장에 대해) 파고 있다. 안 교수에 대한 것(의혹 제기)이 그냥 나오진 않는다.

일단 안 교수를 본인 외에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나라고 보면 된다. 왜냐하면 안 교수가 쓴 책, 안 교수가 나온 신문기사, 방송을 다 보고, 자료제출 요구로 받을 수 있는 자료도 다 받고 있다. 정보라는 게 어디서 딱 떨어지는 게 아니다. 조각조각을 짜 맞춰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정보의 기본이다.


- 여러차례 의혹을 제기했지만 안 원장의 지지율은 굳건하다.

▶ 아직 터트릴 게 굵직한 것만 3,4개 더 있다. 그거 다 터지고도 1위를 할 수 있을까. 그러고도 1위하면 국민이 정말 안 교수를 좋아하는 것이다. 옛날 DJ(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무슨 일이 터져도 좋아하는 건데, 안 교수가 언제 그 정도 정치적 지지를 확보해 놨나. 그의 지지도는 '무릎팍 도사'에서 만들어진 허위, 거대한 거품이다. 주식 기부를 한다고 한지가 언제인데 아직 하지 않았다. 법인을 만든다고 그러는데 계속 재고 있을 것이다. 대선 출마를 안하면 기부를 뭐하러 할까.

-지금까지 안 원장의 임용 과정과 부동산 소유, 거주 등에 대해 지적했다. 새로 터트릴 것은 어떤 내용인지.

▶ 만날 똑같은 것만 하면 지루하니 다양하게 할 것이다. 안 교수의 지지율은 '반박(반(反)박근혜), 비(非)박' 세력이 만들어냈다. 제일 웃기는 데가 '나는 꼼수다'인데, 안 교수의 성향은 전혀 그 쪽이 아니다. 여태까지 배경도 전혀 그 쪽이 아니다. 그런데 지지율 높으니까 ('나꼼수'에서) 띄워주는 거다.

그가 '범야권'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것인데, 그건 두 양반이 '아름다운 재단'을 같이 하고 포스코 사회이사도 5년간 같이하는 등 개인적인 친분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반(反) 한나라'로 와르르 쏠리는 분위기에서 문재인과 유시민은 희망이 없어 보이니까 될 사람 밀어주자는 것이다. '그게 아니다'라는 것(의혹 제기)이 나오면 (타격이) 크지 않을까.

-그래도 국민이 안 원장의 한마디 한마디에 많은 위안을 받는 것 같은데.

▶ 안 교수가 정치를 하는 것이다. 본인방식의 정치를. (그의 발언에서) 위안을 받을만한 게 뭐가 있나. 청춘 콘서트 내용 다 들어봤나. 나는 녹음이나 녹화영상 같은게 없어서 기사 위주로 봤는데 특별한 내용이 없다. 아무 것도 없다. 내용이 허탈하다.

ⓒ홍봉진 기자ⓒ홍봉진 기자
-굳이 안 원장을 타깃으로 삼은 배경은?

▶ 정치라는 것이 자꾸 누구하고 붙어야 큰다. 센 놈하고 붙어야 이기면 크게 먹고, 져도 본전이다. 또 니체가 "괴물하고 싸우다 보면 괴물이 된다"고 했다. 그러니까 괴물하고는 웬만하면 싸우지 않는 게 낫다. 그런데 안 교수는 센 놈은 센 놈인데 괴물은 아닌 것 같다. 나한테 아주 딱 맞다. 안 교수는 내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나랑 붙으면 좋을 게 하나도 없으니까. 그러니까 지금 무대응으로 일관하는데, 이것(부동산 실명제법 위반 의혹)은 대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명백한 범죄니까.

-코미디언 최효종을 고소하고 네티즌들에게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 그건 욕먹을 각오를 하고 한 것이다. 내가 아나운서 관련 발언 때문에 (집단모욕죄로) 형사재판 1심과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기존 판례에 의하면 그게 죄가 될 수가 없다. 형법 교과서에도 '국회의원은 도둑놈이다', '기자들 돈 받아먹는다'는 말은 모욕죄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나와 있다. 왜냐하면 대상이 특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사석에서 얘기를 했는데, 최효종이 방송에 나와서 한 얘기는 명백하다. 그러니까 내가 유죄면 최효종도 유죄다. 그런데 그걸 유죄로 한다는게 말이 되나. 명백한 풍자인데. 나도 말이 안 되는 걸 아는데 법원에 항의하기 위해 한 것이다.

법원이 판례에 따라 재판을 한 게 아니라 여론에 휩쓸려 그런 판결을 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여론을 반전시켜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 지난달 17일에 고소했는데, 24일에 아나운서들이 나에 대해 손해배상금 12억원을 청구한 민사 소송의 1심 판결 있었다. 그건 내가 승소했다. 최효종 고소하고 나서부터 최씨 측에 "민사판결 때문에 하는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

ⓒ홍봉진 기자ⓒ홍봉진 기자
-형사사건은 대법원으로 가 있는데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 대법원에서 다 뒤집힐 것이다. 대법원이 이걸 유죄로 하려면 전원합의체로 모욕죄에 관한 판례를 바꿔야 한다. 이제 상고장 냈으니 대법원 판결은 아무리 빨리 나와도 4개월이고 보통은 6개월 이상 걸리니까 내년 총선 전까지는 판결이 나지 않을 거라고 본다.

-집단모욕죄에 대해 헌법 소원을 청구할 생각은 없나.

▶ 그것도 할 것이다. 형법에 '공연이 타인을 모욕한 죄'라고 돼 있는데, 공연성이나 '모욕'의 개념이 불명확하다. 모욕죄 자체가 세계적으로 독일, 일본, 우리나라 정도밖에 없다. 영미법 체계에서는 모욕죄가 없다. 명예훼손을 민사로 처리하지 형사적으로는 안한다.

내가 볼 때 헌법소원을 내면 완전 위헌은 아니더라도 한정 위헌이라도 나올 것 같다. 전기통신기본법에도 그런 비슷한 것 있었는데, 한정위헌 결정이 내려진 사례가 있다. 그런데 요즘 내가 '고소·고발의 달인'이라고 알려져서 헌법소원까지 내면 제소 건 수가 늘어나 조금 천천히 하려 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