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람들만 매매할 수 있는 A증시에 상장된 종목은 1073개에서 2300개로 2.1배나 늘었지만 주가는 오르지 않아, 심지어 하락한 종목도 적지 않아 투자자들의 고통을 자아내고 있다.
중국 경제의 높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상하이종합지수가 이처럼 10년만에 제자리로 돌아올 정도로 약세를 보인 것은 상장회사가 1073개에서 2300개로 늘어나고 상장회사들도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주식공급량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중국 증시에서는 주식을 상장한 기업가나 이해관계자들이 큰 돈을 버는 수단으로 여길 뿐 배당을 비롯한 안정적 수익을 위한 장기투자 대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개인투자자도 “10년 동안 지수가 하나도 오르지 못하고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것은 중국 증시가 합리적 재산관리 수단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도 중국 증시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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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까진 부진 전망..2000선 붕괴 가능성도-전문가들은 상하이지수 하락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2000선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상하이지수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는 주식공급량 급증 현상이 당분간 계속돼 증시를 압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조용찬 중국경제연구소 소장은 "현재 중국 증시에는 이틀에 세개 꼴로 신규 상장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라며 "또한 내년 은행과 기업들의 유상증자도 상당 규모 예정돼 있어 물량 부담에 따른 지수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 중국 정부가 긴축 정책을 완화한다 하더라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이 역시 증시에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이 특히 유동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예상대로 내년 제한적인 긴축 완화가 이뤄지고 시중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증시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물량 부담 및 경제 정책 실망감 등의 최근의 악순환이 내년 초까지 계속되면서 증시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내년 초 2000선 붕괴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지금도 내재가치 대비 중국 주식 가격이 많이 낮아진 만큼 중국 증시가 1분기를 바닥으로 회복세를 보여 내년 말에는 30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