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관계자는 이날 임원 인사에 대해 "이건희 회장과 점심에 참석했던 임원들이 대거 승진한 것이 화제가 됐다"며 "이 회장의 새로운 경영스타일이 인사에도 반영된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 최초의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한 심수옥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심 부사장은 지난 8월 23일 이 회장이 주요 계열사 여성 임원 7명과 함께 한 점심식사에 참석했다. 또 다른 참석자였던 최인아 제일모직 부사장도 사장 승진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이번 인사에선 불발됐다.
심수옥 삼성전자 부사장.
이 회장은 지난 4월 21일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집무실로 첫 출근 후 6개월 간 총 30여차례 출근하면서 임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현안을 듣는 '런치경영'을 선보였다.
이 회장은 임원들과의 점심에서 비교적 허심탄회하게 회사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며 업무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사장들이 큰 그림을 갖고 경영을 하다 보면 작은 부분을 놓칠 수 있다'며 '사장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큰 그림 안에 세부적인 색채를 입혀야 하는 것이 임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평소 이 회장이 지니고 있는 경영에 대한 철학과 삼성의 당면 과제들이 화제로 올랐다. 이 과정에서 임원들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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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런치경영이 자리 잡히면서 이것을 활용하는 것도 임원 능력 중 하나로 추가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날 부사장 48명과 전무 127명, 상무 326명 등 총 501명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전무와 부사장 등 역대 최고인 175명을 승진시켜 차세대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