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런치경영'이 빛발한 삼성 임원 승진인사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1.12.1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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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회장 오찬 참석 임원 대거승진 후문… 역량 평가 기회로 활용

13일 단행된 삼성그룹 임원인사에서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런치경영'이 빛을 발했다는 후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임원 인사에 대해 "이건희 회장과 점심에 참석했던 임원들이 대거 승진한 것이 화제가 됐다"며 "이 회장의 새로운 경영스타일이 인사에도 반영된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 최초의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한 심수옥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심 부사장은 지난 8월 23일 이 회장이 주요 계열사 여성 임원 7명과 함께 한 점심식사에 참석했다. 또 다른 참석자였던 최인아 제일모직 부사장도 사장 승진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이번 인사에선 불발됐다.



심수옥 삼성전자 부사장.심수옥 삼성전자 부사장.


이 외에도 8월 30일에 이 회장과 점심을 함께 한 전자 계열사 임원들을 비롯해 이 회장과의 오찬에 참석한 임원들 중 상당수가 승진의 기쁨을 맛봤다.

이 회장은 지난 4월 21일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집무실로 첫 출근 후 6개월 간 총 30여차례 출근하면서 임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현안을 듣는 '런치경영'을 선보였다.



초기에는 미래전략실 팀장이나 계열사 사장단 등이 주로 참석했지만 이후에는 임원들로 그 대상을 확대했다. 이 회장과 점심을 같이 했던 삼성의 디자인 부문 임원들과 삼성 펠로우 및 엔지니어 임원들의 승진도 눈에 띈다.

이 회장은 임원들과의 점심에서 비교적 허심탄회하게 회사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며 업무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사장들이 큰 그림을 갖고 경영을 하다 보면 작은 부분을 놓칠 수 있다'며 '사장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큰 그림 안에 세부적인 색채를 입혀야 하는 것이 임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평소 이 회장이 지니고 있는 경영에 대한 철학과 삼성의 당면 과제들이 화제로 올랐다. 이 과정에서 임원들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런치경영이 자리 잡히면서 이것을 활용하는 것도 임원 능력 중 하나로 추가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날 부사장 48명과 전무 127명, 상무 326명 등 총 501명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전무와 부사장 등 역대 최고인 175명을 승진시켜 차세대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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