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하루만에 바뀐 운명…'뿔난' 애널리스트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11.12.0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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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대표 합의에서 회사 매각으로 상황 급반전… 몸사리던 애널리스트, 잇단 분석 포기

한편의 '반전드라마'를 연상시키는 하이마트 (9,690원 ▲130 +1.36%)의 경영권 분쟁이 회사 매각이라는 초강수로 일단락됐지만 하이마트를 바라보는 증권사의 시각은 곱지 않다.

갑작스러운 경영권 분쟁으로 불거진 '돌발 CEO리스크'에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분쟁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그간 양측의 날선 공방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몸을 사려온 애널리스트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28일 하미마트에 대한 분석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솔로몬투자증권에 이어 동양증권도 분석포기 대열에 동참했다.



한상화 동양증권 연구원은 2일 "공동경영 발표 하루 만에 회사 공개 매각이 결정돼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 "경영권 변동으로 주가 예측이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돼 투자의견을 당분간 유보한다"고 밝혔다.

유진그룹은 2007년 말 하이마트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전에 참여한 롯데쇼핑, GS리테일이 하이마트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신규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갖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현금 유동성이라는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외국계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인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연구원은 "시가 기준으로 1조원에 상당하는 지분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시킬 경우 대규모의 자금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누가 하이마트 지분을 매입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경영권 변동 등으로 주가 예측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향후 지분 매각이 완료되는 시점에 커버리지를 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28일 이달미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도 "경영권 분쟁사태로 미래 주가예측이 어려워졌다"며 하이마트를 커버리지에서 제외했다.

하이마트의 경영권 분쟁으로 그간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하이마트와 유진 측의 중간에 끼여 실명 멘트도 쓰지 못하게 할 정도로 양측의 눈치를 살폈다. 괜히 한쪽 편을 들었다 돌아올 '부메랑'을 의식한 탓이다.


그러나 극한으로 치닫던 양측 갈등이 각자 대표라는 미봉책으로 봉합하겠다고 발표하고서는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면서 시장의 신뢰가 흔들려 애널리스트들의 '소신' 발언도 늘고 있는 모양새다.

3자 매각 결정으로 경영권 분쟁이 근본적으로 종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지영 LIG증권 연구원은 "지난 30일 발표한 각자대표제는 해결책이 아닌 임시방편에 불과했었다"며 "이번 3자 매각 결정으로 경영권 분쟁이 근본적으로 종료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경영진의 교체 가능성이 크다는 점으로 인한 기업가치 변화 우려는 인정했다. 이 연구원은 "경영진 교체 가능성으로 인한 기업가치 변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경영진의 기여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제외하겠다"고 말했다.

하이마트 매각대금은 인수 프리미엄 30%를 반영해 약1조2000억에서 최고 1조9000억원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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