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경영권 분쟁으로 불거진 '돌발 CEO리스크'에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분쟁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그간 양측의 날선 공방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몸을 사려온 애널리스트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28일 하미마트에 대한 분석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솔로몬투자증권에 이어 동양증권도 분석포기 대열에 동참했다.
유진그룹은 2007년 말 하이마트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전에 참여한 롯데쇼핑, GS리테일이 하이마트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신규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갖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현금 유동성이라는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외국계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인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지난 28일 이달미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도 "경영권 분쟁사태로 미래 주가예측이 어려워졌다"며 하이마트를 커버리지에서 제외했다.
하이마트의 경영권 분쟁으로 그간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하이마트와 유진 측의 중간에 끼여 실명 멘트도 쓰지 못하게 할 정도로 양측의 눈치를 살폈다. 괜히 한쪽 편을 들었다 돌아올 '부메랑'을 의식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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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극한으로 치닫던 양측 갈등이 각자 대표라는 미봉책으로 봉합하겠다고 발표하고서는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면서 시장의 신뢰가 흔들려 애널리스트들의 '소신' 발언도 늘고 있는 모양새다.
3자 매각 결정으로 경영권 분쟁이 근본적으로 종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지영 LIG증권 연구원은 "지난 30일 발표한 각자대표제는 해결책이 아닌 임시방편에 불과했었다"며 "이번 3자 매각 결정으로 경영권 분쟁이 근본적으로 종료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경영진의 교체 가능성이 크다는 점으로 인한 기업가치 변화 우려는 인정했다. 이 연구원은 "경영진 교체 가능성으로 인한 기업가치 변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경영진의 기여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제외하겠다"고 말했다.
하이마트 매각대금은 인수 프리미엄 30%를 반영해 약1조2000억에서 최고 1조9000억원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