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경영권 분쟁 재발?..금호석화 '풍전등화'

더벨 문병선 기자 2011.12.0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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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 사전 영장 파장..'오너십 리스크' 촉각

더벨|이 기사는 12월01일(16:46)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박찬구 금호석유 (135,000원 ▼3,200 -2.32%)화학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박찬구'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그 파장은 금호석유화학그룹 전 계열사에 만만치 않게 퍼질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여전히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권자의 신변구속은 경영진의 변화와 오너십의 변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가장 큰 우려는 금호석유화학 및 각 계열사의 영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박찬구 회장은 업계에서도 알아주는 '화학맨'이다. 직장생활 초기부터 금호석유화학에서 일해 와 어느 누구보다 화학 분야 영업 및 전략에 정통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금호그룹 전체가 부실해 진 데 질린 임직원들은 사업 확장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는 박 회장에게 두터운 신임을 보내던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그가 만일 검찰 수사로 흔들리게 된다면 그 악영향은 임직원은 물론 전 계열사로 확대될 것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우려다.

◇박찬구 회장의 빈자리 생기면 경영권 변동 가능성 커져..박삼구 회장 재등장 '주목'

물론 지금 단계에서 재판부가 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일 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래서 기우일 수 있다. 하지만 만일의 경우 구속된다면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리스크로 지목된다.

금호석화 주주현황 변화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박찬구 회장이 '오너'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가 없으면 중심을 잃는 '집합적' 의사결정 구조체로 바뀌는 구조다. 주주 현황을 보면 박찬구 회장 6.63%, 박준경 상무 7.35%, 박철완 팀장 10.24%, 산업은행 14.41%(CB 주식전환 이후) 등이다. 박 회장 부자의 지분을 더해도 박 팀장 및 산업은행의 지분율 합에 미치지 못한다. 박찬구 회장이 구속 중에라도 이들이 지지를 받지 못하면 언제든 오너십에 변화가 올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 이사회 역시 박 회장이 완전 장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평이다. 주요주주가 분산돼 있는 만큼 이들을 통해 임명된 이사들의 성향도 박 회장 한 명을 온전히 지지하는 기류만은 아니다.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그를 기다려줄 분위기가 아니라면 이사회는 채권단 등의 뜻에 따를 가능성이 높다.

'캐스팅보트'를 쥔 박철완 팀장의 스탠스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는 현재 박 회장을 지지하고 돕는 입장이지만 상황 논리는 바뀔 수 있다. 특히 박 회장의 부재시엔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고, 그의 결심은 기존의 체제와 다른 것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박 회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다면 금호석유화학은 경영권과 관련된 다양한 변수에 노출된다. 박 회장이 '지분'으로도 절대지분을 확보하지 못했고 , 이사회에서도 절대적 권력을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빚어질 수 있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한발 뒤로 비켜나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지난달 말 보유 중인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블록딜로 전량 처분해 금호석유화학 문제와는 멀어져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팀장과 관계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점,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관계 역시 우호적이라는 점, 그리고 동생 박찬구 회장에 대한 이번 검찰 수사의 시작이 그에게서 비롯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결코 멀리 있는게 아니다.

금호석유화학측은 이 점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블록딜로 지분을 처분할 때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 왔던 것도 혹시 모를 지금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려가 차츰 현실화되고 있어 박삼구 회장이 언제 어떻게 경영에 등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계열분리 작업도 차질..탄력 잃을 가능성

아울러 이번 검찰의 수사로 금호석유화학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간 계열분리 작업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호석화측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석화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 매각의 투명성 정도를 따져,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순차적으로 처분할 예정이었다. 이 경우 계열분리는 9부 능선을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와 뒤이어 불거질 오너십 변동 리스크를 감안하면 이 일정에는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경영진이 바뀌면 전략 역시 어떻게 바뀔 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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