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매출에도 '소박한 삶'..3남매와 25평아파트 거주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1.11.3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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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당당한 부자]<10>고제남 축령산사랑가득국밥 사장

축령산사랑가득국밥집을 들어가면 왼쪽 벽면에 고제남 사장 부부가 후원하는 아동들의 사진이 붙어 있다. 사진 위에는 '고객님의 식사비에는 해외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하는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라는 글귀의 액자가 걸려 있다.

"어떤 아동들을 돕는지, 국밥값 중 얼마나 후원금이 포함돼 있는지 물어보시는 손님들이 있어서 아동들의 사진과 그들이 보내온 편지를 붙여놓게 됐어요"



사진들을 붙여놓으면서 손님들의 호응도 좋았다. 후원 아동 수가 늘어날 수록 사진 수도 그만큼 늘고 손님들은 뿌듯해 한다고 한다.

"식당 일이라는 게 생각보다 고됩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노동 속에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그러다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데 쓰인다'라고 생각하면 이 일이 아주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국밥집 연간 매출은 3억5000만원 안팎이다. 정점에 있지 않고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매출 4%를 해외 아동 후원에 쓴다고 해도 고 사장 부부가 집에 가져가는 돈이 적지 않을 것 같았다.

"저희 집이요? 억지로 떠안은 25평(82㎡)짜리 아파트에서 3남매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의외다. 수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식당 사장이 시골 집값이 부담스러워 큰 집을 못산 건 아닐텐데.


2009년 국밥집 땅 주인으로부터 땅을 사들일 때 돈을 많이 써서 그 빚 갚느라 큰 집 장만은 어림없다고 볼멘소리다. 땅 주인은 시세보다 훨씬 비싼 값에 땅을 매입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국밥집 매출이 불어나는 때 그 터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었다. 땅 주인은 이런 사정을 이미 계산에 넣은 듯 했다. 고 사장은 고민 끝에 수억원에 땅을 사들였다. 이 터에 식당 건물을 올릴 수도 있고 별관을 만들 수도 있다. 손님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행히 매출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아직까지 3남매 키우는데 집이 좁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9살짜리 큰 딸에게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물었더니 남북통일에 일조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추상적이기는 해도 대견했습니다.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았으면 해요. 그렇게 키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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