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에서 본 죽을 더 깊이 사랑해야 한다.

머니투데이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장 2011.11.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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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6월 필자는 ‘본죽 세계 시장으로 가라’라는 제목으로 프랜차이즈 관련 잡지에서 본죽에 대한 충언을 한 적이 있다. 다음은 그 내용의 전문이다.

[ ‘죽’을 새로운 건강식으로 변모시킨 본 죽은 소비자들의 웰빙 트랜드에 부합 대한민국 대표 죽 전문점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아이템이 가지는 장점과 초보창업자들의 접근성과 운영의 편리성 그리고 매장이 주는 정갈한 이미지 등의 요소가 창업자의 발길을 잡으면서 성공한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죽 시장을 석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죽의 브랜드 파워나 프랜차이즈 시스템 그리고 성장성과 효율성 등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좀 다른 각도로 본 죽을 조명해 보면,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시장 석권에 성공하면 반드시 제2 혹은 제3 브랜드를 출시한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왜 출시하느냐에 대한 명쾌한 대답이 부족하다.

물론 또 다른 아이템으로 창업자에게 기회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라 하겠지만 그렇다면 성공시킨 1 브랜드와 같은 애정과 열정으로 2브랜드를 만들었는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답 할 수 있는가? 1브랜드의 성공 경험이 2브랜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2브랜드가 1브랜드를 능가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성공이라 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본 죽도 예외는 아니다.



2010년 현재 4개의 브랜드를 출시했다. 출시한 브랜드를 접을 수도 없고 추가 브랜드 출시여부는 CEO의 정책적인 판단이라 가타부타 할 수는 없지만 그 노력과 열정을 기존 브랜드에 투자 더욱 강력한 브랜드 파워 형성과 사업의 영속성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전략적 시스템 구축에 신경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차라리 죽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라! 신규 브랜드에서 얻어지는 쾌감과 성장 속도에서 오는 짜릿함을 쉽게 버릴 수는 없지만 버리는 용기가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CEO가 고민하고 고민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본 죽이 선도적으로 실천하는 기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것이 과연 욕심일까? ]

11월 방송을 통해 일부 문제가 지적되었다. 그리고 본사에서는 관련 가맹점을 영업정지 조치하고 소비자들에게 관련 사건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여타 가맹점에서도 유사한 일이 발생 되고 있는지는 확인하는 등의 일련의 조치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일을 터졌고, 소는 외양간을 빠져나갔다.


이런 문제는 비단 본 죽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프랜차이즈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적지 않기 때문에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한다. 1천여매장을 본사가 주도면밀하게 관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그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본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며 권리다.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다.

그러나 그러한 잘못이 왜 행해졌는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을 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사업자간의 계약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고 각각의 사업자 즉,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은 각각의 이익 추구에 관심이 있다. 본부는 계약을 체결한 브랜드를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 브랜드에서 어느 정도 이익을 올렸으면, 새로운 변화를 통한 추가 이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본부의 이익을 가맹점의 이익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맹점의 이익도 개선이 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들은 이상하게 하나의 브랜드가 어느 정도 성장을 하면 하나같이 다른 브랜드로 통해 다른 이익을 추구하려는 좋지 않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도 유사한 아이템으로 말이다. 이는 CEO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결국 기존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소외되기 마련이다. 이런 방식이라면 앞으로도 불만제로와 같은 일은 일어날 것이다.

가맹점을 관리하는 조직으로 슈퍼바이저가 있다. 원칙적으로 슈퍼바이저는 브랜드에 대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자가 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렇다면 CEO가 가장 훌륭한 슈퍼바이저다. 그런데 슈퍼바이저를 수익 창출 조직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신입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무리 교육을 철저히 받는다 하더라고 수년간 가맹점을 운영한 점주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부분도 향후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본사가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그리고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프랜차이즈 기업인이 운영하는 브랜드에서 발생한 일이라는 것이 더 큰 충격이다. 문제해결 방식도 표면적인 문제해결에 집중하면 곤란하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가맹점주 선택에서부터 가맹점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그 원인을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본 죽은 충분히 그렇게 할 것으로 본다. 그럴만한 역량과 가치가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도 본 죽 본사에서 본 죽을 더 깊이 사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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