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熱沙의 땅도 한화의 '신용과 의리'는 통했다"

머니투데이 얀부(사우디아라비아)=민동훈 기자 2011.11.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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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의 혼' 세계에 심다 ②-5]한화건설 '마라픽 화력발전소 현장'

<2>중동편② - 사우디아라비아

↑한화건설의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화력발전소 공사 프로젝트 현장 전경 ⓒ얀부(사우디)=민동훈 기자↑한화건설의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화력발전소 공사 프로젝트 현장 전경 ⓒ얀부(사우디)=민동훈 기자


 한화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에 건설 중인 '마라픽 화력발전소' 현장을 보기 위해선 제다에서 북쪽으로 난 고속도로를 3시간가량 차로 달려가야 한다. 미리 신청해놓은 출입증을 받아 공단으로 들어갔지만 한참을 더 이동해야 한화건설이 건설 중인 화력발전소의 위용을 만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민간투자 전력회사 마라픽(MARAFIQ)이 발주한 얀부 화력발전소 공사는 기존 발전소에 추가로 2기의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프로젝트(Marafiq Steam Turbine Generator units 5&6 Project)다.



25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기 STG(Steam Turbine Generator) 2기와 880톤 규모의 보일러 2기, 탈황설비 등 주변 설비들이 들어선다. 한화건설은 2009년 총 7억5000만달러에 설계·조달·시공(EPC)까지 전체를 일괄 수주했다. 발전소 시운전까지도 포함한 계약이다.

 국내 대형 중공업·건설사를 비롯해 해외업체인 중국 샹동(Shangdong) 등과 경쟁입찰에서 마라픽은 한화건설의 우수한 기술력과 시공능력을 높이 평가해 공사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는 가로·세로 각 200m의 좁은 면적 안에 발전소 2기를 건설해야 하는 어려운 공사다. 한화건설은 마라픽 프로젝트가 한국의 발전기술 역량을 세계 각국에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한화건설 김진화 현장소장↑한화건설 김진화 현장소장
 한화건설 김진화 현장소장(사진)은 "마라픽 현장은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건설사가 아니면 엄두도 못낼 공사"라며 "때문에 해외 유수의 발전분야 엔지니어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둘러본 현장은 바로 옆에 기존 발전소가 붙어 있어 공사 자재를 운반하는 크레인의 이동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때문에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기존 공장에서 예상치 못한 기름유출이 발생해 초기 공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당시 기름유출 사태는 한화건설 현장 바로 옆에 위치한 기존 발전소 건설업체의 부실시공에 따른 것으로 발주처와 한화건설이 합동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한화건설은 책임이 전혀 없음에도 오염된 침출수를 정화하기 위해 현장 외부에 즉시 임시 정화시설을 설치하는 등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김 소장은 이 사건을 한화건설 특유의 '신용과 의리'(Trust&Respect) 정신이 발휘된 에피소드라고 소개했다. 김 소장은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한 공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토목과 배관공사를 2교대로 24시간 근무하며 지연된 공기를 따라잡았다"며 "크게 기대하지 않은 발주처 관계자들도 한화건설의 실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마라픽 발전소는 전체 공정 중 67.2%를 달성했다. 주요 발전설비는 대부분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상태여서 내년 6월이면 당초 계획한 것보다 한달 정도 빨리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화건설 측은 전망했다.

마라픽 발전소에 설치되는 대형 터빈과 보일러는 모두 한국업체의 작품이다. 때문에 한화건설이 마라픽 발전소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는 대부분 국내로 유입된다.

↑한화건설의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화력발전소 공사 프로젝트 현장 전경 ⓒ한화건설↑한화건설의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화력발전소 공사 프로젝트 현장 전경 ⓒ한화건설
외국업체들의 설비납품을 대부분 전담하는 정유플랜트에 비해 외화가득률이 높은 프로젝트다. 이밖에도 거푸집에 사용되는 철근과 지지대, 소형발전기 등도 한국산이 70%가량 된다고 김 소장은 설명했다.



김 소장은 "마라픽은 최초 계약시 중국산 자재와 설비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 정도로 품질에 까다롭지만 우리가 조달한 한국산 자재와 설비는 무조건 '오케이' 사인을 준다"며 "한국산은 품질도 좋은 데다 납기일을 제때 지키기 때문에 전체 공기단축과 원가절감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화건설의 '신용과 의리' 정신은 현장직원에 대한 김 소장의 마음 씀씀이에서도 발견된다. 마라픽 현장의 매월 마지막 목요일은 현장과 한화 사우디아라비아법인의 한국인·외국인 직원들을 포함한 전 직원이 생일상을 받는 날이다.

이날만큼은 아무리 바빠도 김 소장이 생일파티를 직접 챙긴다. 직원들은 생일선물을 받고 함께 생일을 축하하며 인종과 국적을 넘어선 따뜻한 가족애를 형성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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