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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1.11.2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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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창업트렌드/망하지 않는 업종 택하기

30여년 전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도입된 후 창업시장은 꾸준한 변화와 함께 성장해 왔다. 다양한 창업 아이템의 경쟁 속에서 과열된 양상을 이겨내고 탄탄한 산업구조를 만들어왔다.

특히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맞춰 창업 아이템도 시시각각 변해왔다. 예전에는 2~3년을 주기로 단기 이익을 낼 수 있는 트렌드형 창업아이템이 주를 이뤘다. 문제는 소비 니즈의 변화를 적절히 활용해 성공하는 업종은 많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장기 경쟁력을 갖춘 곳은 드물다는 것이다.



1차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 개발된 다양한 브랜드와 콘셉트는 넘쳐나지만 장기적인 안정성과 성장력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창업 아이템을 찾기란 쉽지 않다. 소비자의 소비 주관이 뚜렷해지고 인터넷을 통한 의견 공유가 자유로워지면서 창업 시장도 더욱 탄탄한 경쟁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은 "경기 침체와 취업난 등으로 생계형 창업이 늘면서 유행보다는 지속적인 안정성이 창업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이제는 단순히 성공을 위한 창업이 아닌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되는 경쟁력 있는 창업이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품질 높여 신뢰 얻고 매출 안정적으로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고기 뷔페전문점은 약 10년 전 '초저가'와 고기의 무한리필로 유행의 정점을 찍었다. IMF로 인해 전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던 당시엔 저렴하면서도 고기가 무한리필 되는 시스템이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부터 가족단위 고객들까지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몇년간 큰 인기를 모았지만 결국 2~3년가량만 유행하다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상품의 질을 보완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실패요인이었다. 경기가 완화되자 소비자들이 어김없이 등을 돌린 것이다.

한동안 쉽게 발견할 수 없었던 무한리필 고기뷔페전문점은 최근 절약형 소비 패턴이 증가하면서 다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예전의 고기뷔페를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가장 난제였던 품질을 대폭 개선해 식감을 높이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면서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

가장 대표적인 곳이 '공룡고기'다. 최근 무한리필 고기뷔페전문점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고정고객의 증가뿐만 아니라 가맹사업의 호황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1만5000원의 합리적인 가격에 고기의 품질까지 놓치지 않은 것이 주효했다.

고기 부위를 14가지로 품목화해 연한 갈비 메뉴부터 등심까지 남녀노소가 개인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값싸고 저렴한 냉동고기를 무분별하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화된 시스템에 따라 고객의 호응이 높은 부위만을 냉장육으로 엄선했다.

특히 가맹본사가 수입육 전문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제품의 다각화, 물량 확보, 구매 경쟁력에서 유리하다. 또 자체 물류센터 운영으로 중간 유통 마진을 없애 물류공급의 원가가 안정되고 가맹점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공룡고기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만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것이 아니라 고기 품목의 세분화와 냉장육을 사용한 품질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만족도와 신뢰도를 모두 높였다"며 "육류 외식은 비수기가 없고 남녀노소 즐겨 먹는 검증된 아이템이기 때문에 다른 외식사업에 비해 가맹점 운영의 어려움이 적다"고 전했다.

대중적인 치킨전문점 역시 마찬가지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외식 아이템이기 때문에 그만큼 경쟁 브랜드도 넘쳐난다. 색다른 콘셉트와 차별화를 통해 다각적인 모객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 경쟁력을 가지려면 검증된 맛과 품질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대부분의 치킨브랜드는 엄선된 재료를 매일 공급받아 조리하기 때문에 신선한 맛은 물론 위생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시스템으로 원육의 포장상태부터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또한 전 제품을 'one pack, one sale'(즉석요리, 즉석판매)이 가능하도록 물류 및 메뉴를 시스템화해 초보창업자들의 손쉬운 적응과 가맹점의 편리성까지 고려했다.

이런 치킨브랜드는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 'BBQ' '또래오래' '멕시카나' '교촌치킨' '굽네치킨' '위너스치킨'등이 있다.
 
◆기술 익히고 전문가 활동하며 창업 수명 늘려

큰 대박을 누리지 못하더라도 개인의 재능을 개발하거나 기술을 익혀 꾸준히 창업 활동이 가능한 아이템들도 최근 늘고 있다. 이는 자본금이 많지 않아도 운영이 가능하고 특히 주부들이 도전할 만한 아이템들이 많아 부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창업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최대한 살려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에 중요하다. 기술형 창업으로 최근 가장 각광 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 공예 창업 분야다. 여성들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초크아트, 포크아트 등의 경우 대표적인 소자본 창업으로 지난 몇년 동안 꾸준히 인기가 상승하면서 유망 창업 아이템으로 성장했다.

전문 기술이기 때문에 개인 능력에 따라 온라인 활동을 기반으로 한 무점포 창업은 물론 개인 작품 판매, 각종 강의 활동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이러한 경력이 쌓이면 꾸준히 해당 분야에서 인재 양성을 기반으로 한 전문가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본이 아닌 개인 재능에 의한 창업이라고 할 수 있다.

초크아트와 포크아트 등 공예 관련 사업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종합공예협회'는 기술형 창업의 대표주자다. 몇년 전부터 매장 인테리어, 메뉴판, 입간판, 벽화, 소품 등에 다양하게 접목되고 있는 공예 아트를 중심으로 다각적인 작품 활동과 강의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공예 종목은 일정기간 교육을 통해 재능을 쌓고 전문가로 활동할 경우 개인 강습이나 작품 활동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어 제약이 많은 주부들이나 창업을 원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개인 역량에 따른 활동으로 수익을 얻기 때문에 매출 증감에 민감한 일반 창업보다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임소휘 한국종합공예협회 회장은 "공예 창업은 개인의 재능과 전문적인 기술이 매우 중요한 아이템"이라며 "예비창업자들이 보다 심층적인 기술 습득을 통해 전문성과 장기적인 경쟁력을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강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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