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물난리에 한국 채권 산다"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11.11.0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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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정책금리 인하 움직임에 한국채권과 재정거래 유인 확대

태국의 홍수피해와 한국 채권 시장. 언뜻 상관이 없어 보이는 변수다. 하지만 태국 투자자들이 물난리 이후 재정거래를 통해 한국 채권 매수요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태국은 물난리 피해 극복을 위해 기준 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내려가고 있다. 태국의 채권 금리와 한국 채권 금리의 차이를 이용한 무위험 재정거래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태국의 시중금리가 하락하면 태국계 자금의 한국 채권 시장 순매수 규모가 크게 늘어난다.



SK증권은 2일 '태국 정책 금리 인하 시 재정거래 자금 유입확대'란 보고서를 통해 태국의 채권 투자자들이 한국 채권과 재정거래 유인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은 연초와 최근 발생한 홍수 피해로 4조9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책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태국은 올 들어 6차례 총 150bp(1.50%)수준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는데 홍수 피해 이후 금리 인하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금융 시장은 이미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태국 주가지수는 7월말 대비 10월말까지 15% 하락했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65bp(0.65%p)나 급락했다.

태국채권 투자자입장에서 태국 채권금리가 내려가면 한국 채권과 금리 차이를 이용한 재정거래 유인이 생긴다. 재정거래는 위험은 전혀 지지 않고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무위험 차익거래를 말한다.


태국 투자자가 한국채권에 투자하려면 우선 바트화를 달러화로 바꾼 뒤 달러화를 다시 한국 원화로 교환해야 한다. 이후 한국 채권을 매수하게 된다. 태국 국채를 단순 매입하는 것에 비해 이같은 재정거래 수익률이 훨씬 높다.

10월 말 현재 태국의 1년만기 국채 금리는 3.33% 수준이다. 한국1년만기 통안채 수익률은 3.58% 수준이다. 여기에 바트화와 달러, 달러와 원화를 교환하는 CRS금리를 감안해야 한다. 10월말 현재 바트화의 CRS금리는 1.77%, 원화의 CRS금리는 2.62%수준을 보이고 있다.

통화스왑을 거쳐 한국 통안채를 매수할 경우 두 채권의 금리 차이와 CRS금리 차이를 더해 단순 태국 국채 매수에 비해 추가로 1.1%p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태국의 시장 금리가 인하시기에 태국의 한국 채권 시장 순매수는 크게 늘었다.

올 1~6월까지 태국계 자금의 순매수 비중은 7% 수준이었지만 태국 시중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한 7월부터 9월까지 국내에 유입된 태국계 자금 순매수 비중은 40% 가량 늘었다.

지난 9월 태국계 자금은 한국 채권 순매수 규모는 9749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9월말 현재 태국계 자금의 한국채권 보유규모는 11조4458억원으로 미국 18조4346억원, 룩셈부르크 13조9376억원에 이어 세번째다. 조세회피처인 룩셈부르크를 제외하면 사실상 두번째로 많은 한국 채권 투자국이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태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높은 반면 한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하가 나올 가능성이 적다"며 "태국계 자금의 재정거래 추가 유입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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