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그리스, 이번엔 국민투표 '폭탄'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1.11.0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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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총리 구제안 국민투표 선언..글로벌증시 급락

그리스가 2차 구제 금융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치르겠다고 나서면서 증시에 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덮였다.

겨우 안정됐던 유럽 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복귀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다.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2.5%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는 2.9% 급락했다. S&P500지수는 2.8% 떨어졌다. 프랑스, 독일 증시가 각각 5~6%씩 떨어졌고 영국 FTSE100지수도 2%대 하락했다.



여기에 그리스 총리가 유럽연합 탈퇴 여부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이라고 밝히면서 안정을 되찾아가던 유럽 문제가 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갈 조짐이다.

◇ 그리스 총리 국민투표 선언..글로벌 증시 충격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전날 추가 구제금융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또 오는 4일 의회에 내각 신임안 투표를 요청했다.

가뜩이나 EU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안의 실행 여부 등에 대한 의구심이 들면서 흔들렸던 시장에 폭탄을 던진 셈이 됐다. 그리스 내에서 유럽 구제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강한 것을 감안하면 국민투표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구제안을 거부하면 유럽연합의 정책 대응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 선언,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유로화 체제에 대한 심각한 리스크로 확산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며 "그리스의 국민투표 실시 계획이 조기에 철회되지 않는다면 유럽 재정 리스크는 다시 큰 소용돌이에 빠질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리스 의회에서의 반발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 EU정상들의 반응을 감안하면 국민투표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총리의 돌출발언은 포괄적 합의를 통한 유럽 재정위기 진정에 대한 기대를 일시에 반전시키기 충분하다"면서도 "그리스 야당 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의 반발과 주요 EU 정상의 반응을 보면 그리스 국민투표가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 그리스는 2일 긴급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그리스의 국민투표 선언이 논의의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기대했던 경제지표까지 시름 더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됐던 경제지표까지 기대에 못미치면서 시장에 시름을 더했다.

전일 발표된 중국 제조업 PMI지수가 50.4를 기록하면서 전월대비 하락했다.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사이클이 둔화된느 기조를 보이며 글로벌 경기의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높였다"며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신규 수출수주 지수가 급락하며 수출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도 50.8을 기록하며 전달 대비 하락했다. 그러나 이같은 일시적인 경제 지표가 경기 침체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상재 연구원은 "미국 ISM제조업 지수가 하락했지만 월별 변동성이 큰 재고지수 급락이 주도했고 신규주문지수는 확장 영역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완만한 회복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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