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본청약률 절반도 못채운 이유?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1.10.19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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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의 부동산WHY]긴 전매제한·거주요건..위례등 인기지역 이탈

보금자리 본청약률 절반도 못채운 이유?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인 경기 고양 원흥지구 사전예약 당첨자의 절반 이상이 본청약 접수를 포기했다.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10~11일 고양 원흥 사전예약 적격당첨자 1850명을 대상으로 본청약 접수를 받은 결과 49%인 894명만 본청약을 했다. 2명 중 1명은 본청약을 포기한 셈이다.

이는 올초 본청약이 이뤄진 서울 강남·서초 시범지구의 사전예약 당첨자 접수율 94%를 크게 밑도는 결과다. 강남·서초지구는 사전예약 당첨자 1336명 가운데 1258명이 본청약을 신청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끈 고양 원흥지구 보금자리주택의 본청약률이 낮은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위례신도시와 2차지구 등 추가로 공급계획이 발표된 인기지역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청약저축 납입액이 많은 당첨자들이 이탈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고양 원흥 등 시범지구 4곳의 사전예약이 이뤄진 2009년 9월에는 다른 보금자리지구의 구체적인 공급계획이 잡혀 있지 않아 우선 신청에 나선 청약자들이 2년새 추가로 공급된 다른 지구로 빠져나갔거나 신청을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보금자리지구 사전예약에 당첨됐더라도 본청약을 신청하지 않으면 다른 지구에 청약이 가능하다. 2009년 9월 시범지구 사전예약에 당첨된 후에도 꾸준히 청약저축에 납입해 2년새 통장납입액이 늘어난 수요자라면 서울 강남권으로 청약전략을 수정해볼 만한 것이다.

 이를테면 1100만원짜리 통장을 가진 원흥지구 당첨자가 2년간 저축해 납입액이 1300만원으로 늘었다면 굳이 수도권 외곽인 원흥지구에 본청약하지 않고 당첨커트라인이 1300만원선인 위례신도시를 노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LH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고양 원흥지구 본청약 접수를 포기한 대다수 사전예약 당첨자는 이미 다른 보금자리주택에 당첨됐거나 입지여건이 더 나은 단지를 기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보금자리주택 전매제한과 거주요건이 길어 재산권 행사 제약이 큰 점도 본청약을 포기한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투기과열지구 제외)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1~3년으로 단축한 반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지역에 들어서는 보금자리주택은 7~10년의 전매제한을 그대로 유지토록 했다. 고양 원흥지구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70% 수준이어서 계약 후 7년간 전매가 제한되고 당첨자는 5년간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원흥지구 본청약 포기사태가 하남, 부천, 남양주, 시흥 등 수도권 다른 지구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하남 미사지구는 감일·감북 등 주변이 대규모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돼 공급물량이 많다. 부천, 남양주, 시흥 등의 지구는 이미 사전예약 단계부터 미분양이 발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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