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환율법' 백해무익한 보호무역주의"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10.1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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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中 외교부 상무부 인민은행 및 전문가 비판 한목소리

미국 상원이 ‘2011 환율감독 개혁법(위안화 절상압박 환율법)’을 통과시키자 중국의 외교부와 상무부, 인민은행 등이 일제히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또 중국 전문가들도 “환율법은 보호주의만 강화시킬 뿐 백해무익하다”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를 추가로 절상할 여지가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2일 아침, 성명을 통해 “미국 상원이 ‘환율법(2011 환율감독 개혁법)’을 통과시킨 것은 ‘환율 불균형’을 내세워 보호주의를 실행하는 것”이라며 “다른 나라에 손해를 끼치고 미국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 백해무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중국은 미국정부와 미국 의회 및 각계각층이 환율법이 법률로 확정돼 시행되지 않도록 해주기를 촉구한다”며 “경제문제를 정치문제로 만드는 보호무역주의를 억제하고 중국과 미국의 경제무역관계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이날 성명에서 “환율법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심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환율법은 미국 자체의 경제 및 취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국의 무역관계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고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는 양국 및 국제사회의 협조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중앙은행이며 정부부처 중 하나인 인민은행도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해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 제도개혁 과정 및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위안화 환율제도를 개혁한 2005년 7월 이후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30.2% 상승했고 위안화의 명목 및 실효가치도 각각 13.5%와 23.1% 상승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경상수지 흑자가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7년에 10.1%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작년에는 5.2%로 낮아졌고 올 상반기에는 2.8%로 더 떨어졌다”며 “위안화 가치 상승과 경상수지흑자의 GDP비율 하락 등은 위안화 환율이 경제상황을 반영해 적절하게 변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학자 및 전문가들도 “환율법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시킬 뿐 미국 경제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의 딩즈졔(丁志杰) 금융학과 교수는 웨이버(중국판 트위터)에서 “위안화의 추가 절상 여지는 크지 않다”며 “중국은 미국 상원의 ‘위안화 절상압박 환율법’ 통과의 압력에 따라 맹목적으로 위안화를 절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자오칭밍(趙慶明) 지앤셔(建設)은행 고급연구원도 “환율법이 미국 상원을 통과했지만 하원 통과와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 등이 남아 있어 법률로 확정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설령 법률로 확정되더라도 미국이 스스로 제기한 무역 전쟁인 만큼 중국정부는 특별히 내놓을 카드가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 수입품에 대해 (WTO 규칙에 따라)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1조200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 국채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탄야링(譚雅玲) 중국외환투자연구원장은 “미국 상원이 ‘환율법’을 통과시킨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선진국이 아니며 위안화는 자유화된 통화가 아니어서 미국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다. 그는 위안화 절상은 실업 등 미국 국내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도 결국 부메랑이 되어 미국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신화통신은 이날 아침, 미국 상원이 이날 표결을 통해 63대 35로 ‘2011 환율감독 개혁법(위안화 절상 압박 환율법)’을 통과시켰다고 신속히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환율법 통과는 위안화 절상에 대해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무역보호주의 색채가 강해 미국은 물론 국내외에서 거센 반발을 받았음에도 미 상원은 표결로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 6일 이 법안이 국제조약 및 의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나타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의 지지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율법 통과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하룻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달러당 0.0115위안 오른(위안화 가치 하락) 6.3598위안에 고시했다. 전날 0.0103위안 떨어지며 6.3483위안으로 2005년 7월 이후 6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대폭 반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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