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 달러 못구해 원화로 빚 상환..600억 환차손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11.10.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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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머니]글로벌 시장 경색에 달러화 구하기 어려워..외화채무 기업들 환차손 노출 우려

LG디스플레이 (10,550원 ▲170 +1.64%)가 달러로 조달했던 채무를 원화로 상환하면서 대규모 환차손을 입게 될 전망이다. 지난 2007년 초 원화가 강세일 때 빌린 달러화를 내년 초에 되갚으면서 500억~600억원 대의 환차손이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 위기 탓에 달러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외화 채무를 지고 있는 기업들의 환차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오는 14일 2500억원 규모의 원화 회사채를 발행키로 했다. 이트레이드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대신 한국 한화 하이 현대 LIG 등 주요 증권사가 관련 회사채를 인수하기로 했다.

3년만기 회사채 1400억원어치는 금리 4.28%(또는 13일 기준 3년 국고채 금리에 0.84%p 가산)에, 5년만기 회사채 1100억원 어치는 금리 4.54%(또는 13일 기준 5년국고채 금리에 0.98%p 가산)에 발행키로 했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지난 2007년 초에 조달한 달러화 차입금 2억4000만달러를 상환하는데 쓰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07년 3월 산업은행으로부터 1억4000만달러, 동년 1월 일본 도쿄미쓰비시은행으로부터 1억달러 규모의 차입금을 각각 조달한 바 있다. 당시 금리 조건은 연1.03%(산업은행), 연0.78%(미쓰비시)로 각각 내년 1월과 3월에 만기가 돌아온다.

LG디스플레이가 예정하고 있는 상환금액은 2879억원 수준이다. 달러당 1195.50원을 적용한 금액이다. 회사채 발행액(2500억원)을 초과하는 자금은 자체 조달할 예정이다.


문제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환율이 크게 변하면서 대규모 환차손에 노출됐다는 점이다.

2007년 초 원달러 환율은 약 940원 수준이었다. 2007년 1월 31일 기준 원달러환율은 940.9원, 3월 28일엔 940.60원 수준이었다. 당시 외화차입금 2억4000만달러의 원화가치는 약2256억원 수준이다.

회사채 발행 예정일 환율인 1195.50원을 적용할 경우 2879억원, 지난 7일 환율인 1178.50원을 적용할 경우 2828억원 수준이다. 단순 계산하면 환차손만 572억~623억원 수준이다.

달러화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면 이같은 환차손을 실현하지 않아도 된다. LG디스플레이는 해외 기업과 거래가 많기 때문에 운영 자금으로 달러화 수요도 많은 편이다.

환차손을 확정지어가면서 원화 회사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화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달러화 차입을 하려면 외국 은행에서 차입을 하거나 달러화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데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에선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며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업황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투자자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상환 일정이 아직 3개월 여 남아 있어 이후 환율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자금 계획에 따라 자금 조달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디스플레이 외에 포스코와 대한항공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각각 총 1749억엔, 616억엔의 엔화 부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업계의 외화 부채가 많아 환차손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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