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2번이냐 9번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뉴스1 제공 2011.10.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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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소희 기자) 야권단일후보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원순 변호사의 고민은 '2번이냐, 9번이냐 그것이 문제로다'로 함축된다. 박 후보는 민주당에 입당하면'기호 2번'을 달고 선거에 나가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9번을 달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변호사가 반드시 9번 후보가 되는 건 아니다. 현재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무소속 후보로 박 변호사 외 2명이 더 있다. 오는 7일에 마감하는 후보등록일까지 이들 모두 후보등록을 마친다면 박 변호사는 9번이 아니라 10번 혹은 11번을 달수도 있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선관위는 국회 의석 및 지난선거 득표율을 기준으로 각 당 후보의 기호를 결정한다. 의회 의석이 5석 이상인 정당은 의석 순으로 기호를 배정받고, 그 미만인 정당은 대선과 총선을 비롯한 국선이나 지방선거에서 3% 이상 투표율을 받은 순으로 기호를 받는다. 이 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정당은 가나다순으로 기호를 단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지역구 의원 의석이 가장 많은 순으로 한나라당이 1번, 민주당이 2번, 자유선진당이 3번이다. 지역구 의석은 없지만 비례대표가 가장 많은 미래희망연대가 4번, 민주노동당이 5번, 창조한국당이 6번, 진보신당은 7번이다. 한나라당부터 진보신당까지는 고정기호를 받은 정당이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가 없더라도 다른 정당이 기호를 사용할 수 없다.



반면 심대평 의원이 대표로 있는 국민중심연합은 의회에서 1석을 가진 정당이긴 하나 고정기호를 받지 못한다. 의석이 5석 미만이면 지난 국선 및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투표율이 3%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유시민 대표가 지휘하는 국민참여당도 대중성은 높지만 고정기호는 가질 수 없다. 역시 같은 이유다.

고정기호를 받은 7개 정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은 8번부터 가나다순으로 기호를 받게 되는데,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8번을 받을 후보는 정훈 한국기독당 후보다. 그는 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늘 안으로 선관위에 후보로 등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소속 후보는 각 정당의 기호선정이 끝난 후 뒷자리 번호를 순차적으로 달게 된다. 무소속 후보가 두 명 이상일 경우에는 추첨으로 기호를 결정한다. 고정기호가 없는 정당 중 한국기독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 계획이 없다고 알려진 가운데 무소속 후보는 9번부터 기호를 받게 됐다.


지금까지 박원순 후보외 추성엽 전 서울관광마케팅 본부장, 전기동 서울 관악구청 공원녹지과 청원경찰이 예비 후보로 선관위에 등록했다. 아직 선거 사무실을 개소하지 못한 전 예비후보와 달리 추 예비후보는 강남구 논현동에 사무실을 열고 정식으로 후보 등록을 하기 위해 추천인을 모집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뉴스1은 추 후보가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할 것인지 알아보려고 선거 사무실에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해 봤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서고, 추성엽, 전기동씨도 후보등록을 할 경우 추첨을 통해 번호가 정해진다 이 경우 박 후보는 9번, 10번, 11번중 하나를 배정받게 된다. 추씨만 출마할 경우 박 후보는 9번, 10번 중 하나의 번호를 배정받을 것이다.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예비 후보로 등록한 무소속 후보들이 최종적으로 후보등록을 할지 여부는 내일이 돼 봐야 알 수 있다"며 "법정 요건만 채우면 누구든지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광역단체장 선거에 무소속 후보가 출마하려면 1000인 이상 2000인 이하에게 추천을 받아야한다. 또한 당해 시·도 안의 1/3 이상 자치구·시·군에서 추천을 나누어 받되, 추천인은 한 자치구마다50인 이상이어야 한다. 이 기준을 서울시에 적용한다면 최소 9개 구청에서 50인 이상 추천을 받고, 그 외 지역에서 총 1000명 이상을 채워야 한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박 변호사만 무소속 후보로 선거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관측이 맞다면10월 26일 서울 시민이 받을 투표용지에는 후보 등록을 마친 1번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8번 정훈 한국기독당 후보 그리고 9번 박원순 후보의 이름과 기호만 인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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