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소통 방식 혁신한 잡스, 떠나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11.10.06 09:14
글자크기

애플 "잡스 미국 현지시간 5일 사망" 발표(상보)

애플의 공동 창업자이자 회장인 스티브 잡스가 5일(현지시간) 사망했다. 그는 개인용 컴퓨터(PC) 산업의 개척자이자 사람들이 기술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놓은
혁신가였다.

애플은 이날 성명을 통해 "스티브의 재기발랄함과 열정, 에너지는 우리의 삶 전체를 풍요롭게 하고 개선시킨 끊임없는 혁신의 원천이었다"며 "세상은 스티브로 인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나아졌다"고 밝혔다.



다음은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잡스의 죽음을 애도하며 내보낸 기사이다.

잡스는 30여년 이상 기술산업에 종사하면서 한 때 과수원이었던 실리콘 밸리가 기술산업의 혁신 중심지로 탈바꿈하는데 기여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 오라클의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등과 함께 현대 기술산업의 초석을 다지면서 잘 디자인된 직관적인 상품이 순전한 기술력 자체보다 소비자들에게 더 잘 다가간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를 통해 그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디지털화되어 가는 세상에서 기술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잡스의 경력에서 가장 생산적인 시기는 특히 그의 삶 종반부에 집중됐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수년간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 혁신적인 제품을 끊임없이 내놓아 성공시켰으며 결과적으로 PC와 전자제품, 디지털 미디어 산업 자체를 바꿔놓았다.

그가 이러한 상품을 세련된 광고 캠페인과 소매점을 통해 마케팅하고 판매하는 방식은 애플을 팝문화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놀라운 연쇄 혁신의 초기에 잡스는 "예술과 기술의 교차로"라는 말로 기술제품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표현했다. 이 철학을 통해 그는 애플을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잡스는 세상을 떠난 지금, 그의 나이는 56세이다. 그는 2008년 중반에 몸무게가 크게 줄은 뒤 2009년에 거의 6개월간 병가를 얻어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지난 1월 중순에는 별다른 설명 없이 또 다시 병가를 떠났으며 지난 8월에는 애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 병이 깊어졌다는 추측을 나았다.

잡스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그의 아내 로렌과 4명의 아이들과 함께 했다.

잡스는 기술산업 한 분야에 남긴 업적만도 엄청나지만 동시에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신기원을 이뤘다. 그는 애플을 세계 최대의 음악 유통업체로 만들었고 훗날 월트 디즈니에 매각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CEO로 인기 있는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연달아 내놓았다.

잡스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음악과 TV쇼와 책을 소비하는 방법을 바꾸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잡스는 또 현대 경영의 역사에서 가장 탁월하게 복귀한 CEO로도 이름을 남길 것이다. 그는 자신이 세운 애플에서 쫓겨난 뒤 11년만에 복귀해 애플을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애플의 연간 매출액은 잡스가 복귀하기 직전 1997년 9월말까지 1년간 71억달러에서 현재는 652억달러로 늘었다. 애플은 또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전자제품 디자이너로 2007년 1월부터는 PC 너머로 확장을 강조하며 아예 컴퓨터란 단어를 쓰지 않았다.

잡스는 지난 8월 공식적으로 애플의 경영권을 오랜 2인자였던 팀 쿡에게 넘겼다. 잡스가 떠난 이후 지난 10여년간 기술 창의성의 전위부대였던 애플이 어떻게 경영될 것인지, 잡스의 비전과 통찰 없이도 성공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많았다.

하지만 미국 자본주의의 또 다른 아이콘이었던 월트 디즈니와 월마트, IBM 등도 카리스마가 넘치는 창업자가 떠난 뒤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결국엔 다시 번성할 수 있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