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을 것 없는 박근혜...잃을 것 없는 안철수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11.10.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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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초전 서울시장 선거, 朴-安 표정은?

3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내년 대선 전초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여야 모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다 유력 잠룡들이 자의 혹은 타의로 엮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가장 유력한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나경원 후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안풍'의 주역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박원순 후보 지원에 대해 "(요청이 오면)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선거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왼쪽)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왼쪽)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각 진영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우선 박 전 대표 측은 이번 선거가 대선 전초전으로 해석되는 데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박 전 대표 입장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당장 대세론이 다시 한 번 흔들릴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대선 이후 압도적으로 지지율 1위를 고수했다. 하지만 안 원장이 등장하자마자 지지율 2위로 내려앉았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안 원장의 지원을 받은 박 후보가 승리한다면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도 무색해진다.



이 때문에 친박(친 박근혜)계는 이번 선거를 대선 전초전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반대한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선거가 대선 전초전이라고 하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야당의 논리"라고 선을 그었다. 다른 친박 의원들도 "박 전 대표가 전면적으로 나 후보를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반면 안 원장 입장에서 이번 선거는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다. 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자신의 존재감이 다시 한 번 확인된다. 안 원장은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하던 중 박 후보와 사실상 단일화를 이뤘다. 단일화 전 지지율이 5% 수준에 머물렀던 박 후보가 승리할 경우, 이는 안 원장의 승리로 해석된다.

박 후보가 지더라도 크게 잃을 것은 없다. 박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된 것만으로도 이미 안 원장의 파괴력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존 정치권에 불만이 많은 이들이 결집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현재 안 원장 측은 선거 지원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다만 박 전 대표와 안 원장 모두 선거 지원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두 사람의 대결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양측 모두 이번 선거가 확대 해석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어 대선 전초전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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