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눈먼자들의 도시' 포스터
정전사태의 원인은 한마디로 전력의 수급조절 실패 때문으로 드러났다. 23개 발전소가 무더기로 정비에 들어간 상황에서 늦더위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순환정전상황까지 몰렸던 것이다. 심지어 예비전력량 수치조차 엉터리였다고 하니 전국이 일시에 암흑 세상에 빠지지 않고 그나마 순환정전에 그친 것이 불행중 다행일지도 모른다.
스마트그리드는 공급측면에서는 탄력적인 전력공급량 조절로 잉여전력을 최소화, 전력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고, 소비측면에서는 전력 사용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전력망을 지능화하는 것을 넘어 전력, 정보통신, 전력저장장치, 전기차까지 다양한 산업과 연계돼 막대한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
미국, EU, 중국, 인도 등이 스마트그리드 구축에 발벗고 나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그리드시장은 연평균 9.8%의 성장세를 보이며, 2030년 8700억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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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해초 민관공동으로 2030년까지 총 27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을 발표했다.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사업도 올해 3차년도를 맞고 있다.
뜬구름같던 스마트그리드산업이 점차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물들을 만들어내면서 증시에서도 스마트그리드 관련주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전력 (19,800원 ▲170 +0.87%)을 비롯해 LS (167,000원 ▲5,500 +3.41%), LS산전 (192,000원 ▼5,100 -2.59%), 일진전기 (24,550원 ▼1,100 -4.29%), 포스코 ICT (39,950원 ▼1,050 -2.56%), 누리텔레콤 (3,445원 ▼55 -1.57%), 피에스텍 (4,055원 ▲60 +1.50%), 안철수연구소 (63,500원 ▼1,300 -2.01%) 등이 대표 종목들이다.
전력생산량 또는 소비량은 해당 국가의 경제성장에 발맞춰 증가하기 마련이다. 중국이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에너지 소비국가로 부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나라는 전력소비량에서 세계 10위권에 속한다. 이번 정전사태는 국내 전력산업이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성장의 단계에 진입해야할 시점이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그 해법이 바로 스마트그리드다.
최근의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감안하면 해외에서 종종 발생하는 대정전 사태는 결코 남의 얘기만을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진행형인 암흑의 공포에 대처하는 가장 실천적인 방법은 불필요한 전등이나 전자기기의 전원을 끄는 에너지 절약습관이다. 암흑의 공포를 투자로 연결시키고 싶다면 스마트그리드 관련주의 경쟁력을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