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투자자인 김신연(무직)씨는 23일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 객장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해외증시부터 확인한 김 씨는 전일 유럽 및 미국증시가 폭락한 것을 확인하고 착잡한 마음으로 객장을 찾았다.
김 씨는 "오르던 내리던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 퇴직금으로 쪼개 시작한 주식투자가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인생의 오점을 남기는 듯싶다"고 토로했다.
잠잠하던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또다시 부각되는데다, 국제신용평가사의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까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증시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개방경제인 한국경제의 상황을 따져볼 때, 주요국들의 경제 및 증시가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매일같이 주변정세에 휘둘리는 국내증시와 이로 인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자신의 투자자산을 보자니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원망이다.
이 시각 현재 증권사 객장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한 편이다. 국제정세가 아직 안개속이다보니 저가매수를 문의하는 고객이 줄어들었다는 게 조금은 다른 모습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S증권사 한 영업점 관계자는 "보통 증시가 급락을 하면 향후 전망과 함께 저가매수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꽤 있다"며 "그러나 미국, 유럽 등 국내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국들이 아직 불안한 상황이다보니 잠시 상황을 관망하는 듯싶다"고 말했다.
반면, 과거 폭락장에서 짭짤한 수익을 거둬본 일부 거액투자자들은 현 상황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보기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세를 늘려가고 있다.
M증권사 한 PB는 "리먼 사태 당시 폭락장에서 대형종목에 투자에 3년 후 상당한 차익을 거둔 거액자산가들이 적지 않다"며 "이들은 현 상황에서도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향후 차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