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업계, 주주 목소리 높인다..반대표 행사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11.09.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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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들 "지배구조 개선, 경영진 교체 등 기업 가치 높여라"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기업의 경영방침에 반기를 들면서 주주로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 증시 '큰손'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주주행동주의'를 실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2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2006년부터 적극적으로 주주행동주의를 펼쳐온 한국밸류운용은 오는 27일 열릴 세원정공 (8,080원 ▼50 -0.62%) 주주총회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밸류운용은 현재 세원정공 지분 3.32%(3만3198주)를 보유 중이다.
이날 주총에는 ▲재무제표 승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액 승인 등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에 앞서 서울인베스트는 세원정공에 대해 소액주주 대표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서울인베스트먼트 등 세원정공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자산 헐값 매각'과 '계열사 부당지원'을 이유로 758억원 규모의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이번 주총을 앞두고 감사 후보 2인도 주주 제안 형태로 추천했다.



따라서 이번 한국밸류운용의 반대표 행사가 사실상 서울인베스트먼트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주총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원정공측은 이에 대해 "감사위원회 설립은 상법상의 일반적인 감사위원회가 아닌 자산 2조원 이상의 법인에게 적용되는 것인만큼 엄격한 감사위원회를 설립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소액주주 대표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결정 1호로 주목받았던 대신증권그로쓰스팩 (0원 %)과 휴대전화 부품업체 썬텔의 합병 역시 최대주주인 유진자산운용(149만4306주)과 KTB자산운용(81만4주)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합병안건 반대로 인해 합병이 무산됐다.


이들 기관은 "피합병법인인 썬텔의 가치가 과대평가돼 합병법인인 대신스팩 투자자의 지분가치 희석이 예상된다"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지난 3월 종합폐기물업체 인선이엔티 (6,680원 ▲20 +0.30%)도 주총에서 '장하성 펀드'측이 요구한 김진현 사외이사 선임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기관투자가의 힘'을 입증했다.

장하성 펀드 측은 "인선이엔티가 독립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적합한 사외이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김 이사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을 정조준하고 나선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도 늘어가는 추세다.

양승조 민주당 의원(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2009년과 지난해 의결권을 행사한 수는 각각 2003건, 2153건으로 조사됐다. 올해 7월까지는 2011건으로 연말까지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 중 안건 반대를 한 경우는 작년에 174건, 올해(7월까지) 143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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